'불황 탈출 시그널?' 분양시장 '악몽' 깼다

대구 '오페라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 견본주택에 지난 주말 3만여명의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폭발적인 분양열기를 이어갔다.

수백미터 장사진에 떴다방까지…계약 나흘만에 100% 완판규제혜택, 착한 가격에 분양 열기, 미분양도 거래 늘어주택시장 전반 확산은 힘들어[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부산 지하철 2호선 남양산역 1번 출구 인근의 '남양산역 반도유보라 5차' 견본주택. 금요일 오전 문을 연 후 주말까지 사흘간 2만여명이 몰렸다. 1시간 이상 넘게 기다리면서도 수요자들은 차분하게 순서를 기다렸다. 부산 금정구청 맞은편에 마련된 '구서 SK뷰' 견본주택 역시 주말동안 1만6000여명이 다녀가며 북새통을 이뤘다. 세종시 분양이 재개되자 이곳에는 더 많은 인파가 다녀갔다. ㈜한양이 세종시 3생활권에 공급하는 분양전환임대 '한양수자인 와이즈시티' 견본주택에는 2만7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분양시장이 본격 깨어나고 있다. 견본주택마다 장사진이 펼쳐지고 이동식 중개업소인 '떴다방'들이 몰려다닌다. 수백미터씩 줄을 설 정도로 몰려든 수요자들로 인해 건설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모습과 판이하게 다르다. 이런 수요자들의 쏠림현상은 청약률과 계약률 등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약을 시작한지 불과 나흘만에 100% 팔려나가는 사례들은 좀처럼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이에 시장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투자열기는 '규제 빗장 해제'와 '착한 가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고공행진하는 전셋값에 대한 피로감, 무주택자에 대한 금융지원도 투자로 돌아서는 배경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봄 분양시장의 활기가 주택시장 회복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다주택자 임대소득 과세방침 발표 후 강남 등 기존 주택시장서의 거래는 주춤해 완전한 회복세로 보기는 성급하다는 판단이다.◆미분양 팔리며 거래도 늘어= 불황탈출의 시그널은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만 감지되는 것은 아니다. 주택거래가 늘고 불꺼진 아파트들도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7만8798건으로 지난 1월의 5만8846건보다 33.9%,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7288건에 비해선 66.6%나 급증했다. 신규분양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미분양아파트도 동탄, 한강신도시, 판교 등 2기신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2월 국내 미분양 주택은 5만2391가구로 1월(5만8576가구)보다 10.6%(6,185가구) 감소했다. 이는 2006년 2월(5만2218가구)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에 대해 주택거래 활성화 정책과 함께 무섭게 치솟는 전셋값에 대한 반발심리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및 취득세 등 규제가 풀렸고 분양가격이 전세가격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이 시장에 반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인식변화가 한 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최근 분양시장 등 부동산 열기의 진원지는 소비자의 태도변화에 있다"며 "집값이 바닥을 치고 이제 오를 거란 기대심리가 깔려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전반으로 확산될까?=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런 현상이 전체의 가격상승세를 이끌어가는 효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른바 '착한 분양가'를 책정한 아파트나 입지가 워낙 뛰어난 곳들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또한 재고주택은 여전히 거래가 줄어든 채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신규 분양시장은 비교적 호전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재고주택 시장에서는 회복세를 느끼기 어렵다"고 말했다. 두 위원도 "과세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주택시장이 주춤하고 있다"며 "지방선거가 지나면 안정이 될 것 같지만 과세로 인한 충격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지난 2월26일 임대차선진화방안 발표 이후 연초 반짝했던 재고주택시장은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주춤한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는 서울이 0.01% 하락했고 신도시와 수도권은 가격 변동률 없이 보합세를 나타냈다. 파주지역 N공인 대표는 "3월에 기존 주택 매매 계약이 단 한 건도 없었다"면서 "당분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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