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세력 관공서 잇딴 점거…우크라 '러시아가 배후'·러시아 '무력 진압시 협력 중단'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친(親)러시아 무장 세력의 관공서 점거가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 정부가 이들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것에 대해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는 등 양국간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타르타스통신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의 소도시 슬라뱐스크에서 자신들을 도네츠크 민병대라고 밝힌 무장세력이 경찰서와 지역 보안국 건물을 점거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슬라뱐스크는 러시아와의 국경에서 150km 떨어진 곳에 있다. 러시아제 칼라시니코프 소총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점거한 건물에 러시아 국기를 게양하고 타이어와 모래 자루를 이용한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슬라뱐스크의 넬야 쉬테파 시장은 기자들을 만나 "무장세력은 중앙정부와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무장세력 진압에 나섰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슬라뱐스크에서 진압 작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아바코프 장관은 "국가보안국 요원들이 작전을 주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모든 무력 부대 요원들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슬라뱐스크 뿐 아니라 도네츠크주의 크라마토르스크와 크라스니라이만에서도 친러시아 무장세력의 관공서 점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친러 세력의 잇따른 실력행사에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9시 국가안보위원회와 국방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 안드레이 데쉬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이들 무장세력에 어떤 군사적 지원도 하지 않았다며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상황이 이러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라브로프 장관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 동부의 긴장을 해소하고 러시아가 국경선에서 군을 철수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하지만 라브로프 장관은 "절망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주민들의 시위를 무력 진압하면 제네바 4자협상을 포함한 모든 협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오는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미국-유럽연합(EU)-러시아-우크라이나 4자 협상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앞서 이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 방안 논의를 위한 제네바 협상을 여는데 합의했다. 한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오는 22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강조하고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안보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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