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의 좋은시선]KIA의 미래를 책임질 양현종

KIA 타이거즈 양현종[사진=정재훈 기자]

많은 야구팬들이 KIA의 선전을 손꼽아 기다린다. KIA 팬뿐만이 아니다. 많은 야구인들이 한국시리즈를 열 차례 제패한 명문구단의 부활을 기대한다. 선수단에게 올 시즌은 새롭다. 새 홈구장인 챔피언스필드가 문을 열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대부분의 야구 전문가들은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 중 일부는 2013년 한국시리즈가 조기 완공된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수도 있다고 했다. 프로야구 흥행에 새 구장이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기대와 달리 전통의 명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썼다. 왼손 에이스 양현종(26)의 부상을 시작으로 주전들이 속속 전력에서 이탈했다. 128경기를 마치고 난 뒤 성적은 51승 3무 74패. 승률이 40.8%에 그쳤다. 9개 구단 중 8위였다. 스토브리그에서는 윤석민(28)이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팀을 옮겼다. 1번 타자 이용규(29)도 우선협상기간 중 계약에 골인하지 못했다. 올 시즌 초반 이용규의 빈자리를 이대형(31)이 잘 메워주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런 요소다.사실 KIA는 타선보다도 윤석민의 공백이 커 보인다. 시범경기에서 김진우(31)가 다쳤고 '맏형' 서재응(37)이 불펜으로 보직을 바꾸면서 선발을 맡아줄 투수들이 부족해졌다. 이 어려운 시기에 양현종이 챔피언스필드 개막전에서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개장 1호 승리투수가 됐다는 건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 1일 NC와의 개장 경기에서 8이닝 동안 122개 공을 던지며 5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을 기록했다.물론 외국인투수 데니스 홀튼(35)도 있고, 송은범(30)도 있다. 그러나 홀튼은 외국인선수라는 특정상 장기간 KIA의 마운드를 책임질 수 없다. 송은범도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FA) 신분을 얻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미지수다. 결국 KIA 마운드의 핵심은 윤석민에서 양현종으로 옮겨졌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양현종은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학강초등학교와 동성중학교, 동성고등학교를 거쳐 200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어느덧 프로 8년차를 맞은 중견급 투수다. 양현종은 밝고 긍정적이다. 선수단 훈련에서 늘 솔선수범한다. 특히 경기 뒤 타격훈련이 끝나면 제일 먼저 공을 줍기 위해 허리를 숙인다. 외국인선수들과도 잦은 대화로 잘 어울리고 구질, 경기운영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중요한 건 그가 이 같은 노력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리더가 될 자질이 충분해 보인다. 얼마 전에는 대화를 하면서 순수함도 느꼈다. 지난달 삼성과의 대구구장 개막 2연전 기간 글쓴이를 만나 대뜸 "어묵을 무엇으로 만드는지 아세요?"라고 묻는 것이 아닌가. 글쓴이는 "생선과 밀가루를 섞어 만드는 것 아니니?"라고 되물었다. 정작 본인은 어묵을 무엇으로 만드는지 몰랐다고 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어묵의 재료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해했다. 다소 엉뚱했지만 8년차의 프로 선수에게서 쉽게 느낄 수 없는 순수함이었다.당분간 KIA 마운드의 버팀목이 돼야 할 양현종의 힘 있는 활약을 기대해 본다.마해영 프로야구 해설위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포츠레저부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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