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날씨가 제법 덥다. 봄이 완연하다 못해 초여름을 느낄 정도다. 올해 계절보다 한박자 늦는 편인 코스피에는 이제서야 봄 기운이 서서히 감돌고 있다. 따뜻한 봄 찾아 온 제비처럼 외국인도 돌아오려는지 최근 순매수를 이어가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이같은 봄기운이 지속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그동안 증시에 영향을 미쳤던 악재들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고 수급상으로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도 봄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 최근 일부 리스크 요인들이 완화된 가운데 외국인 매도 물량 감소와 기관의 순매수 흐름이 지속되면서 코스피가 반등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확대시킬만한 이벤트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반등 흐름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1970~2030포인트 사이에서 매물벽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증시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기관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진행되고 있는 점은 사실이나 현재의 자금 유입 흐름이 이어진다면 기관보다는 외국인 수급이 증시 반등에 주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왜냐하면 기관의 경우 2010년 이후 코스피 2000~2050포인트 사이에서 매도 물량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고 반면 외국인의 경우에는 자금 유입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는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뚜렷하게 진행됐던 구간에서 기관은 서비스, 보험, 운수장비, 건설 업종을,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을 매수했다. 때문에 향후 증시 반등이 진행될 경우 코스피 2000포인트까지는 기관 매수가 강하게 진행되는 업종에, 2000포인트 이후에는 외국인 매수가 강하게 진행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 중국에 이어 유럽까지 경기 부양책을 시사하면서 국내 증시는 정책 기대감이 재부각되고 있다. 코스피는 단숨에 3월 하락분을 대부분 되돌렸고 매도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이 전일 약 2400억원을 순매수 해 지난달 21일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어닝시즌이 다가오면서 실적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가 되겠으나 외국인의 수급 개선 효과가 시장에 강하게 나타남에 따라 외국인 수급을 고려한 전략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증시는 정책 기대감과 실적 부진의 그 중간에 서 있으며 최소한 외국인의 과도한 매도에 대한 우려는 덜었다. 실제로 4월 중국 및 유럽의 경기 부양책이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정책이 발표된다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정도의 과감한 정책이 발표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왜냐하면 최근 2년간 중국의 미세조정 성격의 정책 대응은 실제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크게 개선시키지 못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기준 금리가 1% 이하로 낮아진 이후로는 오히려 금리를 내릴 때 시장은 하락했다. 정책 기대감이 추가로 증시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되 정책의 수준을 확인하기까지는 공격적인 외국인 수급에 따른 낙폭과대 업종의 무조건적인 강세를 예상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1분기 실적은 한 해의 가이던스 충족 여부를 보여주는 만큼 매우 중요하다. 정책 기대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아무리 싸도 실적 우려로 인해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그동안 상대적인 약세를 면치 못했던 대형주(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탄력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며 시장, 시가총액, 업종별 수익률 차별화 현상이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 대차거래잔고 추이를 살펴본 결과에서도 코스피 내 대형주는 지난 3월 중반 이후 잔고가 5% 가량 감소했으며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금융, 철강금속, 운수장비 등 경기민감주들의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차거래의 증가는 통상 공매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최근 대차거래잔고 규모와 증가 종목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주가 하락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수그러들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지난 2012년 이후 코스피 흐름을 살펴보면 120일선 돌파에 성공한 이후에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시장의 상대 성과가 좋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코스피 120일선 돌파 및 안착에 성공할 경우 단기적으로 숏커버링 성격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꼬였던 수급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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