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6월 3년 계약 만료, 새로운 협력관계 모색중'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중 한 사람인 크리스 뱅글이 삼성전자와의 3년간의 계약을 종료한다. 삼성전자는 계약 만료 이후 새로운 형태의 협력 관계를 맺을 예정이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가 BMW 7 시리즈를 디자인 하며 세계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로 올라선 크리스 뱅글과의 마스터 디자이너 계약을 종료한다.삼성전자와 크리스 뱅글은 지난 2011년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로 협업활동을 해 왔다.삼성전자는 20일 크리스 뱅글과 맺은 마스터 디자이너 계약이 오는 6월 종료된다고 밝혔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및 마스터급 전문인력과 별도 계약을 통해 그들의 인사이트와 철학,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3년 단위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면서 "크리스 뱅글 역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총 3년간의 계약을 체결한 뒤 지금까지 협업해왔다"고 말했다.◇삼성, 크리스 뱅글과 3년간 전사적 협력 진행 =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크리스 뱅글을 영입한 뒤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등 뱅글의 이름이 붙은 가전제품들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해왔다.삼성전자 역시 협력 초기에는 뱅글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내 놓을 계획도 있었지만 도중 계획을 변경했다. 디자인 전략 전반에 걸친 로드맵을 구성하는데 뱅글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이같은 결정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윤부근 소비자가전(CE)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사장단에게 주문한 '히어로 경영'과도 관련이 있다. 특정 인사를 내세워 제품을 마케팅하는 대신 제품 그 자체를 히어로(주인공)으로 만들라는 것이 이 회장의 지시였다.때문에 뱅글이 직접 디자인하고 그의 이름을 붙인 제품을 출시하는 대신 장기적인 디자인 전략 로드맵 구성을 위해 협력한 것이다.윤부근 사장 역시 최근 "디자인은 우리(삼성전자 디자이너)가 직접 했고, 크리스 뱅글이 개발 과정에서 조언하는 등 참여한 세탁기가 곧 유럽에서 출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뱅글과 처음부터 3년 계약, 협력관계에 만족 =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뱅글과의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2012년에는 삼성전자가 뱅글에게 큰 불만을 갖고 결별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2년간 계약을 연장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삼성전자 관계자는 "계약 관계 때문에 정확한 설명은 하지 못했지만 처음부터 계약 기간은 3년으로 계약 연장 등은 없었다"며 "불화설이 불거졌을때도 뱅글은 한국을 방문해 디자인경영센터에서 강연을 진행하는 등 양측의 협력 관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사차원에서 협력 관계를 맺은 만큼 크리스 뱅글은 TV, 스마트폰, 태블릿PC, 생활가전 등 전 제품군에 걸친 디자인 전략 수립을 진행했다. 디자인경영센터에서 삼성전자의 젊은 디자이너들을 불러 모아 강의도 진행했다. 인문학도 출신의 디자이너인 크리스 뱅글은 그림으로 보여지는 디자인이 아닌 은유와 암시,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디자인을 강조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크리스 뱅글과의 협력 관계는 특정 제품을 디자인 대신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데 초점을 두고 있었다"면서 "일례를 들어 출시 예정인 세탁기와 관련해 뱅글이 힌지(경첩 부분)와 관련한 디자인에서 모양이 아닌 작동 원리와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마스터급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말했다.◇삼성, 뱅글과 계약 종료 후 새로운 협력 관계 모색 = 뱅글 역시 세계 1위 정보기술(IT) 업체인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에 크게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분야에 이어 전자업체와의 새로운 이력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양측이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는 판단아래 삼성전자는 기존 디자인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뱅글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뱅글과 마스터 디자이너 협력 관계는 3년으로 마무리 되지만 새로운 협력 관계를 이어갈 계획도 갖고 있다"면서 "종전에는 디자인 분야에 한정했지만 좀더 분야를 넓혀 경영 전반에 걸쳐 협력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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