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로 푸틴 지지율 고공행진…2018년 대선 재집권 문제 없을 듯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유럽연합(EU)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지만 러시아 내에서 푸틴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서방에서 '미친놈'으로 불리는 푸틴이 자국에서만큼은 최고의 영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지난 7~10일까지 18세 이상 성인남녀 160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2%는 푸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지지율은 역대 최고치로 이 센터가 지난달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보다 3%포인트, 1월 조사에서보다는 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2018년 치러지는 대선에서 누구를 뽑겠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푸틴 또는 푸틴의 정책을 이어가는 후보를 선택 하겠다'는 응답이 54%를 기록했다. 전월 조사에서보다 14%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반면 푸틴과 다른 정책을 제안하는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10%포인트 줄어든 31%를 나타냈다. 비즈니스위크는 푸틴의 지지율이 고공행진 하고 있는 것은 소치 동계올림픽의 영향도 있지만 최근 크림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더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크림반도가 오랫동안 자국의 영토였다는 역사의식이 강하다. 서방이 푸틴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일수록 러시아 내에서는 푸틴의 크림 점령이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잃을 경우 EU·나토의 세력이 확대되면서 궁극적으로 러시아의 앞날에도 해가 될 것이란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그리는 러시아 언론들의 보도 태도도 푸틴의 지지율 상승에 한몫했다. 국영 방송사들이 중심이 된 러시아 언론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반정부 시위의 과격한 모습을 연일 보도했다. 여기에 충격을 받은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 자국계 주민이 많은 크림반도에서도 비슷한 폭력사태가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자국계 주민 보호를 내걸고 크림 점령에 나선 푸틴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러시아가 서구의 각종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목에 힘을 주고 있는 것도 푸틴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이와 같은 지지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푸틴이 2018년 대선에서 다시 권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한 뒤 2004년 재선에 성공한 푸틴은 3선 금지 원칙에 따라 2008년에는 총리 자리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러시아 국민들은 당시에도 여전히 푸틴을 절대 권력자로 인식했다. 푸틴은 이후 2012년 재집권에 성공했고 이후 러시아의 대통령 임기는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났다. 푸틴이 오는 2018년 대통령 선거에서 다시 당선된다면 사실상 24년간 장기집권을 하게 된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선을 금지하고 있지만 총 임기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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