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패머 라인·카톡으로 온다

유출된 개인정보 이용 대량 불법 문자 발송해...대책마련 시급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1. A씨는 얼마 전 카카오톡 친구추천에 뜬 '스보**터'를 클릭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아는 사람인가 해서 클릭했는데 '기똥찬ㅂr⊂r'로 시작하는 인터넷 도박 광고가 나타나는 것이었다. 카카오톡이 스팸 메일 유통에 사용된다는 사실에 불쾌한 기분을 지울 수 없어 계속 사용해야 할지 고민이다. #2.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B씨도 최근 비슷한 일을 겪었다.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로 대출상담 불법 스팸메시지가 와 해당 메시지를 스팸등록하고 차단했더니, 얼마 뒤 카카오톡으로 똑같은 메시지가 들어온 것이다. 혹시 카카오톡 아이디가 도용당한 것 아닌가 싶어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A씨는 카카오톡 알람을 끄고 게임 로그인 용도 외에는 카카오톡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3. C씨는 라인 알람을 듣고 무심코 채팅 창을 열었다가 깜짝 놀랬다. 나체 사진이 담긴 인터넷 도박 메시지가 도착한 것이다. C씨가 라인으로 불법 스팸문자를 받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라인과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가 불법 스팸 유통 경로로 악용되고 있다. 특히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한 대량 스팸문자 발송이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과 라인 등 주요 모바일 메신저는 일일 메시지 발송량 제한이나 필터링 등의 스팸 규제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도용해 웹에서 불법 스팸 대량 발송이 가능해 스팸문자 유통경로 로 악용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카드사, KT 등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아이디를 도용해 불법 스팸 발송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모바일 메신저 PC버전은 이메일과 비밀번호만 알고 있으면 로그인이 가능한데다 비밀번호 입력 오류 시 로그인을 자동 차단하는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다. 휴대전화를 통한 본인 인증도 해킹을 통해 쉽게 할 수 있다. 불법 스패머들이 유출된 이메일과 비밀번호를 조합해 무작위로 로그인을 시도할 경우 지인 사칭 스미싱 등 피해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전화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전송된 불법 스팸 신고건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지난해 10월 기준 112건)을 유지하고 있지만 2011년(30건)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정보 유출로 불법 스팸이 급증할 것으로 방통위는 우려하고 있다. 라인과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악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어 선제적인 제재는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대량 발송 문자를 모두 스팸으로 인식할 수도, 사전에 메시지를 모니터링 할 수도 없어 사전 제재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악의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자정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톡과 라인은 스팸문자 신고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모르는 발신자, 스패머들의 메시지를 원천차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차단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단순 신고 기능뿐만 아니라 필터링을 강화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도 이달부터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한 모바일 메신저 스팸문자 발송 등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악성 스패머에 대한 정보를 이통사 간 공유토록 해 스팸발송을 목적으로 한 서비스 가입(명의도용 등)을 방지하고 스팸 발신자의 서비스 이용제한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기준 라인의 국내 가입자 수는 3억4000만, 카카오톡은 1억3500만명 정도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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