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기 미래부 장관·이통3사 CEO 회동… 45일 이상 사업정지 7일 발표될 듯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이동 통신3사에 대해 미래부가 이르면 7일부터 최소 45일 이상의 사업 정지 제재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보조금 과열 경쟁 근절과 시장 안정화를 위한 특단 조치를 마련하고 조만간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다. 또 미래부는 단말기 출고 가격과 통신 요금 인하, 데이터 제공량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이통3사에 제안했다.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함께 조찬간담회를 열고 보조금 과열 경쟁에 따른 미래부의 제재 방안과 국회에 계류된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법,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 대책 등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약 1시간 정도 진행됐다. 회의를 마친 뒤 하 사장은 "분위기가 좋았다"며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최 장관은 "업계 현안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그간 이통3사가 긍정적으로 협조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며 법제화 전이라도 이용자 차별 금지나 단말기 가격부담 완화를 위해 가능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최 장관은 최근 벌어졌던 이동통신업계의 과열 보조금 경쟁에 대해 "가입자 1명이라도 더 데려가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나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고 본다"면서 "작은 변화에도 과잉 반응하는 경향이 업계에 만연하며, 여러 차례 제재를 가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음에도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특단의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제는 정말 끊어야 할 때이며 벌칙을 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면서 "마지막이길 절실히 기대하며 또다시 반복된다면 정부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번 사업 정지로 중소 제조사나 유통망 등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도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이통사도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고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최 장관은 CEO들이 책임지고 불법 보조금 근절과 시장 안정화를 위한 세부 이행 계획을 수립해 국민들에게 약속할 것, 단말기 출고가를 20% 이상 낮출 것, 중저가 단말기를 더 많이 출시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힐 것, 공짜폰으로 소비자 기만 행위를 하지 말 것의 네 가지를 제안했다. 또 여기에 더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불법 보조금 주도 사업자 가중처벌, 과징금 상한액을 2배 높이는 등의 시행령 개정 추진, 보조금 시장 모니터링 강화 등의 계획도 소개했다.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을 경감할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장관은 "사업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통사들이 많은 이익을 내면서도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떠넘긴다고 생각한다"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면 통신비를 좀 더 낮출 여지가 있을 것이며, 더욱 다양한 요금제를 마련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더 늘려 서비스와 품질, 저렴한 가격으로 공정 경쟁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제공량을 지금보다 30% 확대 ▲중저가 요금제에서 인터넷전화(mVoIP) 연내 허용 ▲스마트폰보다 비싼 피처폰 데이터 요금 인하 ▲더 다양한 폭의 선택형 요금제 ▲월 6만2000원짜리 정액 요금제가 실제로는 약정할인으로 4만6000원인 요금 부풀리기의 개선 ▲가입비를 전년 대비 50% 인하하고 내년에 완전 폐지하는 계획 이행 ▲취약 계층 저가 요금제 구간 확대 통한 선택권 보장 ▲LTE 선불데이터요금제 ▲유심(USIM) 가격 20% 인하 등의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이통3사 CEO들은 보조금 경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특히 최초 경쟁 촉발자를 찾아 엄중 처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미래부의 사업 정지 제재를 이의없이 받아들인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 사장은 "보조금 재원을 국민 편익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정부의 IT생태계와 신산업 육성 계획에 적극 공감하고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하 사장은 "조속히 시장을 안정화시켜 재원을 신산업 육성으로 돌려야 할 것이며, 미래부가 요청한 대국민 발표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취임 2개월째를 맞은 황 회장은 "(취임하고 보니)보조금과 관련해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았다"면서 "여기에 '올인'하다 보니 다른 사업을 펼칠 여력조차 하나도 없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없으며, 보조금 경쟁 근절 없이 계속 이렇게 간다면 우리 IT시장의 미래와 비전이 없다는 생각에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황 회장은 "한국이 TV와 휴대폰 단말기를 잘 만든다고 해서 IT강국이라고 할 수 없으며, 콘텐츠와 플랫폼 생태계를 주도해야 다른 나라가 배우는 강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부회장은 "지금의 보조금 문제는 다 같이 공감하는 것으로, 누구 하나를 손가락질 하기 어렵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이 부회장은 "시장에서 계속 경쟁 강도가 높아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 점유율 싸움으로, 여기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요금 인하 방안에 대한 실무적 검토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이 부회장은 "요금과 단말기 가격 인하가 국민 의식 개선의 첩경"이라면서 "통신은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한 정보를 얻는 만큼 통신비는 정보비란 인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래부와 통신3사는 별도 협의를 통해 사업 정지 기간 동안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배석했던 김주한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미래부의 여러 제안에 대해 이통사들이 대부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사업정지가 시행될 경우 중소 제조사나 유통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통사들이 구매 및 금융비용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또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사업정지는 7일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래부는 2개 사업자에 동시 45일 이상의 사업정지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김 국장은 "아직 방송통신위원회와 추가 협의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으나 가급적 7일 제재안을 결정해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다음 주 후반 정도면 사업정지 시행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기기변경까지 금지시킬지 여부는 더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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