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e뉴스팀]한 나라의 공주가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진실된 사랑'이었다. 물론 사랑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상대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그 사랑이 얼마나 큰지는 객관적 지표로 나타낼 수 없다. 단지 상대방의 눈빛과 말과 행동으로 짐작할 뿐이다.의문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끝까지 가슴 속에 단 하나의 사랑을 품고 있었다. 생전 그는 모든 걸 가진 듯 보였지만, 늘 공허했다. 남들은 다 가지고 있는 평범한 가정조차 다이애나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남편의 외도로 냉가슴을 앓아야 했던 그.그런데 어렴풋이 알고 있던 다이애나의 삶 이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뒤늦게 주어졌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7년 만이다. 영화 '다이애나'(감독 올리버 히르비겔)는 왕세자비가 숨지기 2년 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다이애나는 찰스 왕세자와 결혼하면서 영국 최고 로얄 패밀리에 합류하지만, 15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왕실과 정면으로 승부하면서 왕좌를 내려놓게 된다. 공식 이혼 후 1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던 다이애나는 파파라치의 추적을 피해 과속하던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차 안에는 연인이었던 아랍계 재벌 2세 도디 알 파예드가 타고 있었고, 그 또한 이 사고로 숨을 거뒀다.세상이 알고 있는 사실은 이 정도지만, 다이애나의 진정한 사랑은 따로 있었다. 영화 '다이애나'는 그의 진실된 사랑을 재조명하며, 실제 연인인 의사 하스낫 칸에 대해서도 다룬다. 모든 이야기는 다이애나의 집사였던 폴 버렐의 증언을 바탕으로 재구성됐다.아름다운 외모, 따뜻한 마음씨, 소박하고 용기 있는 행동 등으로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다이애나이지만, 진실로 원하는 하나의 사랑을 가지기에 그는 너무 유명했다. 하스낫 칸은 연인의 유명세에 심적 부담감을 느껴 이별을 선포했다.극중 다이애나는 눈물을 흘리며 외친다. "'너를 정말 사랑해. 영원히 사랑해'라고 말할 사람은 세상에 50억 명이 넘는다"고 말이다. 그가 원했던 것은 그저 자신이 사랑하는 한 남자와 함께하는 것이었다.
영화는 다이애나의 간절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손 대면 깨질 것 같은 다이애나의 위태로운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든다. 마음 속에 너무 사랑이 많아서 늘 베풀기만 하다가 정작 본인은 외로웠던 셈이다.무엇보다 주인공 다이애나를 연기한 나오미 왓츠가 놀랍다. 목소리 연기를 위해 다이애나의 생전 목소리를 오디오를 통해 매일 들었고, 가발을 사용하고 코를 변형시키며 외적으로도 다이애나와 아주 흡사하게 변신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다이애나의 남성다운 눈빛을 흉내내기 위해 눈썹을 밀어내는 과감한 시도까지 하며 캐릭터에 애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영화는 다이애나의 사랑과 더불어 그의 업적과 패션 센스까지 다루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폭풍 같은 전개를 기대한다면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잔잔하지만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또 유명인으로 산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 지를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만약 지금 곁에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진심으로 감사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가진 많은 것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영화임에 분명하다. 개봉은 3월 6일. e뉴스팀 e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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