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월세비중 70%로 급등

-전국 평균 보증금 2000만원에 월44만원 지출[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월세 거주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월세는 가처분소득을 줄이는 것이어서 서민들은 부담이 크다.국토교통부의 '201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보증부 월세를 포함한 월세 거주 가구 수는 증가세다. 주택점유형태를 보면 2008년 전체 주택 중 14.8%였던 보증부 월세 비율이 2012년 18.6%로 3.8%포인트 증가했다. 월세 비중도 1.9%에서 0.8%포인트 늘어난 2.7%를 기록했다. 2010년과 비교해도 보증부 월세는 0.4%포인트, 순수 월세는 0.7%포인트 증가했다.반면 자가와 전세 거주율은 감소했다. 2008년 자가 거주율은 56.4%였지만 2012년 자가 거주율은 53.8%로 2.6%포인트 줄어들었다. 전세 거주율도 2008년 22.3%였지만 지난해에는 21.8%로 0.5%포인트 감소했다.월세 임차유형은 보증부 월세(86%)가 월세(12.5%), 사글세(1.4%)에 비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월세제도가 보편화된 외국은 무보증부 월세이지만 우리나라는 보증부 월세라는 특유의 임대차 형태가 운용되고 있다.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인 것으로 풀이된다.저소득계층일수록 월세 거주율이 높다. 전세는 고소득층(81.0%)과 중소득층(59.1%)의 대표적인 임차형태로 나타났지만 월세는 저소득층(소득 1ㆍ2분위)의 비중(69.9%)이 높았다. 소득1분위 월세가구의 85%는 임시직ㆍ학생ㆍ무직이었다. 월세 거주자들의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의 평균 월세 보증금은 2095만원, 평균 월세액은 44만원이다. 보증금이 없는 순수월세로 전환하면 평균 완전월세액은 60만원이다. 수도권의 경우는 더 높다. 평균 보증금이 2442만원, 평균 완전월세액은 69만원이다. 지방은 보증금 1494만원, 월세 45만원이다.그렇다면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RIR)은 얼마나 될까.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10년 23.1%였던 전국 평균 임대료 부담률(RIR)이 2012년 26.4%로 3.3%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 증가폭이 컸다. 2년 새 30.5%로 4.1%포인트 증가했다. 서울은 35.5%로 5.2%포인트 높아졌다. 광역시는 22.0%로 0.6%포인트, 도지역은 19.3%로 3.1%포인트 증가했다.저소득층만 보면 평균 RIR는 더 높아진다. 저소득층의 평균 RIR는 33.6%로 전국 평균보다 7.2%포인트나 높다. 중소득층 평균 RIR는 20.3%, 고소득층의 평균 RIR는 24.4%다. RIR에는 월세만 포함돼 있고 전기세 등 관리비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 저소득층의 월세 거주비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사실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월세 부담률이 심각하게 높지는 않다. 2009년 한국주택학회가 발간한 '한국과 유럽연합 국가의 주거수준 비교 연구'에 따르면 프랑스의 관리비를 포함한 RIR는 24%, 독일은 23%ㆍ벨기에 23%, 오스트리아 22%, 영국은 18%다. 전문가들이 생각한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중은 20% 내외였다. 25%라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2010년 국토교통부의 '주택바우처 모델구축 연구'에 따르면 정부의 RIR 목표는 초기에 기초수급자(민간임대거주)를 대상으로 30%, 중기에는 기초수급자 전체를 대상으로 25%다. 최종단계에서 영구임대거주자 정책목표 RIR가 17%다.그러나 문제는 한국의 경우 교육비 등 주거비 외 생활비가 많이 든다는 점이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순수 월세부담이 아주 높은 것은 아니다"며 "월세 거주를 안 해봤기 때문에 소득에서 주거비로 매달 나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설사 외국의 RIR가 높다 하더라도 그런 나라는 복지제도가 잘 돼 있고 교육비나 식음료비 등 주거비 외 지출이 적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용도의 지출이 크기 때문에 생활하기 더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이에 올해 시행되는 주택바우처를 통해 저소득층의 주거비를 보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또 월세 보증금을 낮추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상영 교수는 "주택바우처로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대한주택보증 등 기관이 연체된 월세를 세입자 대신 납부해주는 '임차료 지급보증'을 활성화하되 보증금 부담은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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