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달새 4천만원 '껑충'…강남 재건축 '열기'

실거래가 높아지자 호가 높이기 앞다퉈, 사업속도 내며 투자문의도 급증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연초부터 꿈틀대던 강남권 재건축 상승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만 포착되던 오름세가 이제는 대부분의 재건축 단지로 확산된 모습이다. 올 한 해 정비사업에 속도를 낼 단지들이 10여개 이상 대기 중인 상태로 강남권 재건축 상승세는 연중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죄송하네요, 먼저 손님이 와서요.” 지난 8일 개포동 주공아파트 인근 A중개업소를 방문한 지 10여분간 이곳을 찾은 매매 문의자는 2명, “재건축 임박한 아파트는 전월세가 싸다면서요?”라며 임대를 찾는 사람도 등장했다. 봄을 앞두고 흔히 있던 현상이지만 여기는 집값 하락세에서 이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게 이곳 대표의 설명이다.개포주공 1~4단지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최근 매매값이 크게 올랐다는 공통된 분석치를 내놨다. 거래량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집주인들이 내놓은 호가에 맞춰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6억5000만원대에 거래된 1단지 (전용)41㎡는 1월 6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새 4000만원이 뛴 셈으로 조만간 40㎡대 초반 면적대는 모두 7억원대로 호가가 바뀔 것이라는 게 1단지 인근 B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위한 주민 총회에서 모든 안건이 가결되며 가장 빠른 사업속도를 보이고 있는 2단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4억원대에 거래되던 25㎡가 연말에는 4억3000만원대로 뛰더니 지난달에는 4억5000만원대에도 주인을 찾았다. 투자 문의도 늘었다. 개포동 재건축 5개 단지 모두 사업에 탄력을 받은 데다 정부의 규제 정책이 완화된 영향에서다.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2단지와 건축심의를 준비 중인 1·4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후 상승 전망이나 개발분담금 등을 문의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4단지 인근 C공인 대표는 말했다.집주인들도 연초 매물을 일제히 거둬들인 뒤 호가를 높여 물건을 다시 내놓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7억2000만~7억3000만원에 거래되던 개포시영 57㎡가 한 달 새 최대 3000만원 오른 7억5000만원에 거래된 게 대표적이다.이 같은 상승세는 강남권 재건축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재건축 매매가 변동률은 전국 0.36%, 서울 0.51%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3구 재건축 매매가 변동률은 0.78%로 지난해 12월(0.21%) 대비 3배 이상 상승 폭이 커졌다. 재건축 조합들이 연말에 종료되는 초과이익 환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 올해 안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계획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1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통과로 조합원이 2주택 분양을 받을 수 있게 돼 사업성이 높아지자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로 매수세가 늘었기 때문이다. 강남권 재건축의 바로미터 ‘은마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연말까지 조심스럽게 언급되던 집값 하락세가 이제는 모두 사라진 상태다. 12월부터 1월 사이 일부 저가 매물이 일제히 소진된 후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말 조합원 총회를 열고 추진위원회를 새로 구성한 데 이어 이달 중순 진행될 주민총회에서 추진위원장과 추진위원을 선출하기로 하는 등 사업에 진척을 보이고 있어서다.은마아파트 인근 D공인 대표는 “12월 7억원 후반대에 거래된 93㎡대가 1월 8억원을 넘어서는 등 확실한 반등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며 “재건축 속도에 맞춰 투자 문의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단지의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거나 매도호가를 올리면서 이들 단지들이 재건축 상승의 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강남3구에 재건축 단지들이 집중된 만큼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일 찾은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포착됐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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