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조3000억 사기' 동양 현재현 회장 등 11명 기소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동양그룹의 대규모 사기성 기업어음(CP)발행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4)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김후곤 부장검사)는 현 회장과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56),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38), 이상화 전 동양인터내서널 사장(48)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주요 임원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현 회장은 그룹 경영권 유지를 위해 부실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판매해 개인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300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현 회장과 그룹 고위임원들은 이 과정에서 계열사에 6652억원 상당을 부당지원하는 등 배임 혐의도 있다.검찰에 따르면 현 회장과 정 전 사장 등 그룹 고위 임원들은 상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월 22일부터 9월 17일 사이 동양레저와 동양캐피탈 등 계열사 CP와 회사채 총 1조3032억원어치를 발행, 이중 9942억원어치가 지급불능 처리됐다.현 회장은 동양레저를 실질적 지주사로 한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어 그룹 지배구조를 구축했으나 재무구조 악화로 자금 투입이 필요해지자 회사채와 CP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 그룹 지배권을 유지했다.이 과정에서 계열사인 동양증권은 투자부적격 등급의 부실 CP와 회사채를 별도 리스크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인투자가에게 판매했고, 동양그룹은 허위사실을 공시하면서까지 투자를 유도했다. 그 결과 일반적 기업부도와 달리 금융기관이 아닌 투자정보가 부족한 소액 개인투자자에게 피해가 집중됐다.또 동양그룹은 2011년부터 계열사끼리 CP를 인수해주는 방식으로 상호 자금지원을 해오다가 재무상황이 악화된 2012년 7월부터는 그룹 전략기획본부가 계열사 자금을 하나로 묶어 자금지원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결제능력이 없는 계열사가 발행한 CP·어음 6231억원(전액 미상환) 규모를 다른 계열사가 매입하면서 상장사인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 등의 동반 부도를 초래했다.이에 더해 지난해 7∼9월 채권회수 가능성 검토없이 ㈜동양이 발행한 담보부전자단기사채 1700억원(전액 부도)에 대한 담보로 동양네트웍스가 보유한 동양시멘트 주식 119억원어치를 제공하는가 하면, 동양시멘트의 농협 대출금 80억원에 대한 담보로 동양네트웍스가 보유한 부동산(매입가 131억원)을 담보제공하는 등 배임 혐의도 드러났다.동양인터내셔널은 2009, 2011, 2012 회계연도에 각각 800억∼900억원 상당의 자산을 과다 계상했고, 2011, 2012 회계연도에 각각 210억원과 2721억원 상당의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는 등 계열사 허위공시를 통한 분식회계도 저질렀다.검찰은 지난해 9월 30일과 10월 1일 ㈜동양 등 그룹 5개 계열사가 기업회생을 신청하자 수사에 착수, 현 회장 주거지와 계열사를 압수수색했고 지난달 현 회장 등 4명을 구속했다.검찰은 사기성 CP 및 회사채 발행과 별도로 동양그룹 수사 과정에서 김철 전 사장과 이상화 전 사장 등이 수십억원 상당의 횡령과 배임수재 등 개인비리를 저지른 혐의도 적발했다.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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