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광기자
▲정부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설립한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가 설립 4년 만에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농산물 가격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거래소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회의하는 모습(좌측 사진)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우측사진 오른쪽 끝)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모습.
◆복잡한 오프라인 유통구조 타파= 사이버거래소가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오프라인상의 불투명한 유통구조 탓이 크다. 배 소장은 "국내 농수산물은 복잡하고 불투명한 유통구조로 인해 생산지의 농어민은 제대로 된 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사 먹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사이버거래소가 풀어주면서 급성장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aT 사이버거래소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농수산물의 전자상거래가 이뤄지는 '종합 e-마켓플레이스'라고 보면 된다. 현재 B2B(기업간 거래),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식재료 전자조달 등 세 부문의 전자상거래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aT의 사이버거래소 거래규모는 기업간거래 3050억원, 단체급식전자조달 1조2898억원, B2C쇼핑몰과 소상공인 직거래 규모는 125억원에 달한다. 이 모든 거래는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 마트(www.eatmart.co.kr)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B2B는 중간 유통단계 없이 생산자 조직과 소매유통업체ㆍ외식업체ㆍ식품가공업체ㆍ수출업체 간 대규모 농수산물 인터넷 직거래를 한다. B2C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친환경ㆍ지역명품 농수산물 등을 판매한다. 식재료 전자조달은 학교급식 등 단체급식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를 전자조달 방식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이다.지난해 말 기준으로 B2C를 이용하는 판매자는 519개소, 이를 이용하는 회원이 무려 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B2B를 이용해 판매하는 업체는 1272곳, 구매하는 업체는 292곳이나 된다. 또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은 17개 시ㆍ도에서 5283개 학교가 이용하고 있다. 학교급식을 시행하는 전국 초ㆍ중ㆍ고교(1만1483개교)의 절반 가까이가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2020년 농산물 10% 온라인 거래"= aT는 2020년까지 사이버거래소 거래액 5조원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농산물 유통부문의 시장점유율 10%에 해당되는데, 이 경우 연간 유통비용 2870억원, 물류비용 600억원, 환경비용 7억원 등 총 3477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올해 신규사업인 골목상권 지원을 위한 소상공인 사이버직거래 시스템인 '포스몰(POS-Mall)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경우 유통비용 절감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상권을 공유하는 소형슈퍼나 식당,식육점 등이 공동으로 저렴하게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사이버거래소 출범으로 지난 한 해 절감한 유통비용만 해도 50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대형마트에 비해 유통과정 비용이 14% 가량 절감됐고, 이는 각각 판매자와 소비자의 이익으로 이어졌다고 aT 측은 설명했다. 김재수 aT 사장은 "농수산 분야에 온라인거래라는 기반이 마련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불필요한 유통 비용을 절감시켜 궁극적으로 농수산물 전체 시장에 가격 안정을 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유통구조 단순화로 가격안정…생산자·소비자 윈윈"배영훈 aT 소장 인터뷰▲ 배영훈 소장
배영훈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 소장은 "사이버거래소의 가장 큰 역할은 유통구조를 단순화 해 가격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사이버거래소를 설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농산물은 복잡한 유통경로로 인한 과다한 유통 비용이 발생한다는 문제점과 타산업에 비해 농산물 분야는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사이버거래소를 직접 운영해보니 배추의 경우 생산자는 7%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었고, 구매자는 시중가보다 10% 싸게 배추를 살 수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소비자가는 20~30%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유통단계를 간소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보통 농산물 유통 마진의 구조를 보면 물류 10%, 도매 10%, 소매 25% 등으로 전체 소비자가격 대비 45% 정도가 유통 마진인데, 이를 온라인으로 거래하면 도매 마진과 도매시장 수수료 등 총 13% 정도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배 소장은 "궁극적으로는 대형 도매시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농수산물 시장에 새로운 유통 채널을 만들어 이를 통해 가격 안정 등 전체적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전자상거래를 활성화 하면 거래의 투명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단체급식 같은 곳에서 식재료를 구매할 때 도입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사이버거래소가 학교급식 식재료 전자소달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이런 취지"라고 밝혔다. 배 소장은 사이버거래소가 급성장한 비결에 대해서는 "농수산물을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것에 대한 욕구가 있었고, 이를 사이버거래소가 풀어주면서 급성장을 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아울러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과 농산물 표준화 작업 등 농수산물 온라인 거래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가 빠르게 갖춰진 것과 사이버거래소가 농안법상 온라인 도매시장으로 지정되는 법적 기반까지 조성된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전용 직거래시스템을 개발해 대형업체에 뒤지지 않는 유통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연간 거래 규모를 2조원 이상으로 키워 놓겠다"고 알렸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