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만큼 위험한 설탕?…英, 설탕 논란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영국에서 설탕의 유해성 논쟁이 뜨겁다. 설탕이 들어간 음료나 음식이 담배만큼 해롭다며 설탕 줄이기 캠페인에 이어 법안까지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식품회사를 비롯한 일각에선 설탕의 건강 위험을 담배와 비교하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반박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앤드루 랜슬리 보수당 의원은 “설탕이 담배만큼 위험하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일축했다. 랜슬리 의원은 국민이 식품의 설탕 함유량을 줄이는 것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식품에서 설탕을 20~30% 줄이는 ‘설탕법’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설탕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의사들이 설탕이 담배나 술만큼이나 해롭다는 유추는 부정확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의사들은 설탕이 담배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설탕이 함유된 단 음식과 음료가 담배만큼 해로우며 담배처럼 ‘끊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몬 케이프웰 리버풀대학 임상 유행병학과 교수는 “설탕은 새로운 담배”라며 건강을 중시하지 않는 냉소적인 산업계가 부모와 아이들을 다당(多糖) 음료수와 정크푸드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비만은 거대한 질병과 사망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설탕 규제 캠페인 ‘액션 온 슈거’에 참여 중인 아심 말호트라 박사도 “설탕은 개인의 운동 책임 능력을 제거하는 만큼 담배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캠페인은 스포츠음료나 물, 요구르트 등에 숨겨진 설탕의 유해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무설탕 요거트’라고 광고하며 판매 중인 제품에도 티스푼 5개 분량의 설탕이 함유돼 있다고 폭로했다. 또 스타벅스 캐러멜 프라푸치노(273㎈)에는 무려 티스푼 11개 분량이, 코카콜라 330㎖(139㎈)와 펩시 330㎖에는 티스푼 9개 분량의 설탕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설탕 권장 섭취량은 하루 최대 10티스푼이다. 커피 또는 콜라를 한 번 마시는 것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을 훌쩍 초과한다. UN은 공식 성명에서 “비만과 당뇨, 심장계 질환은 설탕이 과도하게 든 음료 등 지나친 설탕 섭취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의 한 전문가는 “우리는 대중의 건강을 해치는 요식업계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즉각 아이들 전용 음식에 넣는 설탕량을 줄여야 하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고칼로리 간식과 음료의 대대적인 광고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