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보조금 '80만원'…방통위 약발 안먹히네~

갤럭시S4, LG G2, 베가 시크릿 업 20만원 안팎에 판매…재고 소진, 연초 마케팅 경쟁이 원인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새해 벽두부터 휴대폰 보조금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연말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과열 경쟁을 벌인 이동통신 3사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약발은 이미 떨어지고 말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첫날인 1월1일부터 온라인 휴대폰 판매 사이트를 중심으로 보조금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개통은 이날부터 가능하지만 1일부터 보조금 정책을 안내하며 가입자 모집에 나선 곳도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갤럭시S4는 24만원대, LG전자 LG G2는 19만원대, 팬택 베가 시크릿 업은 19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월 6만~7만원대 요금제를 3개월가량 유지하면 90만~100만원대의 휴대폰을 이 같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약 80만원의 보조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공짜폰도 대거 등장했다. LG전자 옵티머스 G와 옵티머스 LTE 3, 팬택 베가 아이언은 0원, 삼성전자 갤럭시 그랜드는 2만9000원으로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다. 갤럭시 노트 3가 상대적으로 높은 57만원에 팔리지만 이마저도 50만원가량의 보조금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새해 벽두인 2일 온라인 휴대폰 판매 사이트에 올라 온 휴대폰 판매 가격.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3가 57만9000원, LG G2가 19만9000원, 팬택 베가 시크릿 업이 1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방통위가 지난달 27일 이통 3사에 역대 최대 규모의 106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도 보조금 경쟁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재고 물량을 소진해야 하는 배경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신제품들이 출시되기 전 지난해 출시한 구형 제품을 밀어내기 위해 보조금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휴대폰 시장이 축소되고 스마트폰 판매가 줄면서 처리해야 할 재고 물량은 적지 않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제조사 관계자는 "지난해 초 청와대의 경고 이후 정부의 보조금 단속이 심화되면서 휴대폰 시장은 급랭했다"며 "하반기에는 시장 규모가 월 150만대 수준에 그쳤고 연간 기준으로는 2000만대를 소폭 상회하는 데 그치면서 재고가 많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로 올해 더욱 열악한 시장 상황이 예측되는 것도 연초 보조금 경쟁을 견인한다는 분석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올해는 휴대폰 시장이 지난해보다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00만대 미만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새해 초반부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보조금 단속에도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과 관련, 보조금 규제를 현실적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27만원인 보조금 상한선을 현실화하는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하며 지금처럼 시장 현실에 맞지 않고 실효성 또한 없는 과징금 부과는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