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A시장, 9년 만에 등장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대만 최대 금융그룹인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가 동양증권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유안타가 국내 금융 인수합병(M&A)시장에 다시 등장한 것은 LG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2004년 이후 처음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최근 대만 유안타증권을 방문해 인수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동양 측의 방문 전 인수의향 문의에 유안타증권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는 지난 10여년간 대만 최대 금융그룹의 위치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순수익만 1조315억원에 달한다. 유안타증권의 지난해 순수익은 1336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에선 2~3위권에 해당한다. 유안타라는 이름이 관심을 끄는 건 이 회사가 9년 전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매각 때에도 참여해서다. 2004년 LG투자증권 공개매각 당시 유안타증권은 우리금융지주와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증권시장에 관심을 가져온 유안타가 증권사 인수를 통한 국내 진입을 시도한 것. 그러나 LG상호 사용 문제 등 갈등이 빚어져 유안타는 막판에 인수를 포기했다. 유안타가 동양증권에 관심을 보이는 건 국내 10대 증권사에 속할 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있고 리테일 영업망이 탄탄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 관계자는 "동양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판매는 동양증권의 영업망 덕분에 가능했을 정도"라며 "국내에 진입하려는 외국계 증권사엔 매력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에 M&A는 익숙한 단어이기도 하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99년 대만 3대 증권사 중 2개사가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이후 2002년에도 2개 증권사를 추가로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 왔다. 2007년에는 베트남 증권사를 인수하며 처음으로 국외로 세력을 넓혔다. 이에 대해 동양증권 측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여러 곳에 인수의향을 타진하고 있다"며 "특정 회사가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동양증권의 최대주주는 현재 법정관리 중인 동양인터내셔널(지분율 14.93%)과 동양레저(12.14%)다. 동양증권의 매각가가 높아질수록 동양인터·동양레저의 채권회수율이 높아진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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