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억8500여만원 들여 만들었지만 인근 식당·주민 반발에 포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시가 서울시립대학교의 반값 등록금에 이어 두번째 '반값' 정책으로 실시하려던 '희망식당'(저축식당) 설치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19일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의 서울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밥 굶는 사람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저소득층 복지 사업의 일환으로 '저축식당' 설립을 추진해왔다.노숙자나 일용직 근로자 등 저소득층이 밥값을 내면 이중 절반을 적립해 창업자금 등으로 돌려주겠다며 추진한 사업이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이 지난 2월 트위터에 '2500~3000원 수준으로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반값 식당'을 대거 만들겠다"고 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6월 쪽방촌과 노숙인들이 많은 영등포시장 인근에 한 건물을 빌려 저축식당 1호를 완공했다. 하지만 지난 4개월 동안 문을 열지도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이유는 주변 상인과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 때문이었다. 인근 식당들이 우선 반값 식당의 저렴한 가격 때문에 자신들의 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지역 주민들도 "노숙자들이 몰려와 주거환경이 나빠지고 집 값 떨어진다"며 우려했다. 결국 서울시는 저축식당 정책을 백지화하는 한편 이미 공사를 마친 식당 건물은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금융복지상담센터 또는 어르신들 쉼터 등으로 전용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이 사업에 들인 돈은 건물 보증금, 공사비, 프로그램 준비비, 인건비 등 총 1억 8589만1200원이었다. 서울시는 식당 창업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가 하면, 총괄 매니저를 고용해 원주 협동네트워크까지 방문해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애썼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이에 대해 김태원 의원은 "애초부터 저축식당 정책은 시장 논리를 간과한 비현실적인 정책이었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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