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승계 준비 나선 한국제지, 2대주주는 투자사

한국밸류운용 55만5150주 보유…'재무구조 안정적, 경영권 위협 없다' 자신감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3세 경영 승계를 준비하는 한국제지(회장 단재완)의 지분을 투자회사가 잇따라 매입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14일 업계에 따르면 투자사인 한국투자자산밸류운용은 지난해 7월 투자를 시작으로 이달까지 20여차례에 걸쳐 한국제지의 주식 55만5150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자산밸류는 11.09% 지분으로 19.73%의 단 회장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 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기간 동안 단 회장의 두 아들 지분은 요지부동했다는 점이다. 장남인 단우영 한국제지 전무는 4.72%를, 차남 단우준 계양전기 상무는 4.78%의 지분을 각 2년, 5년간 유지하고 있다.한국제지는 창업주 고(故) 단사천 회장의 외아들 단재완 회장이 2001년부터 경영을 이끌고 있다. 그의 두 아들은 몇 년 전부터 회사에 들어와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3대로 이어지는 기업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 상황. 그러나 두 아들의 지분을 합쳐도 투자사에 못 미쳐 한국제지로선 향후 기업의 성장을 우려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제지 관계자는 "(투자사의 잇단 지분매입을) 단순투자 목적으로 본다"며 확대해석에 못을 박았다.한국제지의 이런 자신감은 기업의 탄탄한 구조에서 기인한다. 창업주가 9명의 자녀들에게 지분을 고르게 나눠 준 결과 개개인의 지분은 크지 않지만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217만6032주로 전체의 43.48%를 차지하고 있다. 재무환경도 안정적이어서 외부 위협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업계 불황에도 한국제지는 올 상반기 359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40억원 증가한 수치다. 고부가가치 특수지 사업을 성장시키고 해외에서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여기에 서울시 강남에 위치한 단 회장 소유의 해성빌딩, 해성2빌딩에 대한 부동산 가치는 1조원이 넘어 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해성산업도 대표적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북창동(해남빌딩)과 서초동(송남빌딩) 등에 위치한 3개의 오피스빌딩 등 총 5개의 사업장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 빌딩의 임대료와 시설관리에서 100억원이 넘는 수익이 나온다. 나진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펄프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여서 제지업계의 향후 수익성이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투자사의 지분매입은 이런 이유의 일환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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