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한글날은 우리나라 5대 국경일 중의 하나다. 5대 국경일은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이다. 그중에서 한글날은 세계가 우수한 문자로 인정하는 한글의 창제를 기념하는 문화국경일이다. 해방 직전 우리나라는 문맹율이 80% 수준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은 1.7%(문해율 98.3%)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한글에는 '훈민정음' 서문에 나타나 있듯 중국과 다르다는 자주정신, 백성을 궁휼히 여기는 애민정신, 쓰기 편하게 만든 실용정신 등이 담겨 있다. 따라서 한글은 한민족 최초의 문화독립선언인 셈이다. 세계 문자사에서 한글은 창제자와 창제 시기, 창제 원리가 자세히 기록된 유일한 문자이기도 하다. 한글은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1443년에 창제됐다. 반포는 3년 후인 1446년 훈민정음 해례본을 통해 이뤄졌다. 한글날을 제정, 기념한 때는 일제에 국권을 빼앗겨 있던 1926년이다. 조선어 연구회(지금의 한글 학회)가 1926년 음력 9월 29일(양력 11월 4일) 처음으로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식도원'에서 기념식을 가졌다.당시 조선어학회는 '조선왕조실록'에 음력 9월 훈민정음이 반포됐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9월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29일, 양력 11월4일에 기념식을 거행하게 됐다. '왕조 실록'권113 세종 28년(병인) 9월 조의 "이 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是月訓民正音成)"란 기록이 그 근거다. 1926년은 한글을 편 지 8회갑(480년)을 맞이한 해로 한글학자들은 대대적인 한글 반포 8회갑의 잔치를 열어 조선 독립의 염원을 새겼다. 1930년대에는 음력에 맞춰 기념하는 것이 불편하는 의견에 많았다. 1931년 율리우스력으로 환산한 바 음력 9월29일은 10월28일이 돼 10여년간 이날을 한글날로 기념했다. 그런데 1940년 '훈민정음'해례본이 발견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해례본에 수록된 정인지의 글에 '9월 상한'이라고 나온다. 즉 9월 상한의 끝 날인 9월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하니 10월9일로 나타났다. 이에 1945년 처음으로 한글학자들은 해방된 조국에서 10월9일에 한글날 행사를 가졌다.한글날은 조선어학회 차원에서 기념하다 해방 이후 공휴일로 지정됐다. 한글은 조선어학회사건 등에서도 알 수 있듯 한글 보존과 전파, 연구는 독립사상의 중심을 이루며 민족 정기를 지키는 도구로 자리했다. 1991년 휴일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한글날을 공휴 국경일에서 제외, '기념일'로 변경됐다. 2005년 국경일로 재승격된 후 2012년 12월 공휴 국경일에 재지정, 올해 첫 공휴국경일을 맞게 됐다. 민현식 국립국어원장은 "오늘날 우리 말과 글이 파괴되고 오염돼가고 있다"며 "말과 글을 소중히 아끼고, 가꿔 소통과 통합을 이루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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