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세계 1위 TV, 연간 5억대 휴대폰 시너지 본격화 해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이 주도하던 스마트TV 시장에 IT모바일(IM) 부문이 셋톱박스 '홈싱크'를 내 놓으며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일각에선 CE와 IM 부문이 '스마트홈'이라는 영역을 놓고 그 중심에 각자 대표 사업인 TV와 스마트폰을 놓기 위해 영역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도 내 놓고 있다. ◆CE, IM 스마트TV 전략 제각각…회사 전체의 전략부재=삼성전자 IM 부문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일반TV에 연결하면 스마트TV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홈싱크'를 출시했다. 홈싱크는 셋톱박스의 일종으로 TV에 연결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의 콘텐츠를 감상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했으며 웹브라우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스마트TV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삼성미디어허브를 통한 온라인 콘텐츠 구매도 가능하다. 홈싱크는 가정내의 클라우드 미디어 서버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해 각종 생활가전 기기를 홈싱크를 통해 제어할 수 있는 기능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스마트홈을 구현하기 위한 장치다. 이같은 IM의 스마트홈 전략은 CE 부문의 스마트TV 전략과 상반된다. CE 부문은 스마트TV를 완제품으로만 출시하고 있다. 별도 셋톱박스 형태의 스마트TV의 경우 개발은 완료했지만 출시하지 않았다. 플랫폼으로서의 스마트TV 확대를 위해 별도 셋톱박스로는 출시하지 않은 것이다. CE 부문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3'에서 통합앱을 선보였다. 스마트TV와 스마트폰에 동시 설치되는 이 앱은 가정내의 조명을 켜고 끄는 것부터 시작해 각 생활가전 제품들을 구동시키고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홈의 중심에 스마트TV가 있는 것이다. 이 앱은 CE 부문의 생활가전사업부가 개발했다. 이처럼 같은 스마트홈 시장을 놓고 IM은 홈싱크를 통한 스마트폰 위주의 전략을, CE는 스마트TV를 중심으로 한 통합앱을 개발했다. 두 부문은 협력 없이 독자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8년 세계 1위 TV, 한해 5억대 휴대폰 시너지 효과 본격화 해야"=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CE와 IM이 독자적으로 경쟁하며 사업을 키워왔지만 다음 혁신을 위해서는 손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내부서도 스마트홈 시장 공략을 위해 두 부문이 시너지 효과를 본격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퇴임 임원은 "CE와 IM이 독자적으로 스마트홈 전략을 내 놓다 보니 밖에서 볼 때는 아예 전략이 없는것 처럼 보인다"면서 "8년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TV 사업과 한해 5억대에 가까운 단말기를 판매하는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잡아야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서도 이같은 지적이 일고 있다. CE와 IM이 독자적으로 스마트홈 기술 개발에 나서며 삼성전자 전체의 전략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스마트홈 시장이 과도기 상태이다 보니 각 사업부문 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양측의 협업이 전무해 같은 목표(스마트홈)를 놓고 경쟁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MSC 주최 '삼성개발자회의'…"CEㆍIM 협력 새 그림 그릴 것"=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가 CE와 IM의 경쟁력을 하나로 더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MSC는 오는 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개발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개발자회의에는 모바일을 비롯해 TV, 게임, 웹, 엔터프라이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갤럭시기어'를 활용해 스마트TV와 스마트 생활가전 기기를 제어하는 방안을 소개할 방침이다. 갤럭시기어가 단순히 스마트폰에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내의 모든 기기를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각에서 CE와 IM의 사업행태를 두고 경쟁구도로 몰아가고 있지만 자신의 일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MSC 주최 개발자 회의에서 CE와 IM은 물론 삼성전자 전 제품에 걸친 생태계 조성과 협력에 대한 새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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