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기혁신사업, 어디까지 왔나 <2>중기혁신 성공 사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1회 중기혁신은 창조경제 주춧돌 2회 중기혁신 성공 사례3회 특별기고 "기술혁신을 응원한다"중기청, 과제수행 성공기업 44곳 분석··· "실패에 굴하지 않고 지속적인 기술투자로 품질 높인 것이 성공비결"
물에 분산된 불화에틸렌중합체(PTFE)입자 표면을 다양한 폴리머로 캡슐화에 성공한 한나노텍의 공정과정.<br />
# 휴대폰 렌즈 전문기업 나노몰텍은 3미크론(㎛)대 금형 제조를 진행했지만 비싼 측정장비를 구매할 형편이 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측정기를 보유한 여러 협력업체를 찾아다니며 측정을 의뢰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다행히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에 선정돼 측정기를 구입한 나노몰텍은 밤낮 없는 연구개발 끝에 다음해인 2009년 8월 3미크론 금형 제조에 성공했다. 관련 매출은 3년만에 2억원에서 25억원으로 급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기술혁신 개발사업을 통해 기술 혁신에 성공한 업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혁신을 통한 극적인 매출 증대다. 지난 7월 중소기업청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중소기업 기술개발 과제 수행기업 중 기술성과와 사업화 성과가 우수한 44개 기업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사례집을 발간했는데, 이 사례집을 들여다보면 개별 중소기업의 R&D역량이 강화된 것은 물론 해당 기술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가 높았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혁신만이 살 길'이라는 해당 기업들의 강한 의지다. 개발사업에서 성과를 낸 기업들은 여러 차례의 실패와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기술개발과 품질 강화를 통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정부 지원금이 있었더라도 사업을 진행하는 중소기업들의 의지가 없다면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중기청의 설명이다. 플라스틱 제조 전문기업 한나노텍은 지난 2009년 정부 지원을 통해 '나노캡슐 기술을 이용한 플라스틱 난연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를 대량생산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겪었다. 제품개발이 완료된 후 한 해외 대기업에게 선(先)주문을 받았지만 실험실과 대량생산체제에서의 스펙이 달라 3달이 지나도 제품 양산이 만족스럽게 되지 않은 것. 결국 상대 기업에 정중히 사과하고 계약을 파기했다. 한나노텍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모터와 임펠러를 바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한 끝에 결국 만족스러운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설비를 마련했다. 적극적인 열의가 결국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2008년 18억원에 불과하던 과제 관련 매출은 2011년 17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선박엔진용 스테인레스강 배기밸브 스핀들 제조기술을 개발해 큰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를 이뤄낸 금용기계도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까지는 여러 차례의 난관을 겪었다. 기술개발을 통해 텅스텐이 첨가된 스테인레스강을 사용한 배기밸브 스핀들을 선보였으나 시장에서는 금용개발이 개발하는 것과 다른 규격의 제품을 납품할 것을 요구했다. 원천기술을 가진 외국회사의 품질 규격을 만족해야 했기에 생겨난 문제였다. 결국 연구소에서 제품개발과 생산을 동시에 진행하는 노력 끝에 납품에 성공했고 2011년 176억원, 지난해 193억원의 과제매출을 기록했다. 산업폐기물 종합처리 전문기업 유성은 '환경보호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기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지난 2009년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을 시작해 2011년 36억원, 2012년 130억원의 과제매출을 올리며 성공을 일궈냈다. 일일이 폐기물 배출업체를 찾아다니며 1년 6개월간 4000만원을 들여 설득작업을 한 끝에 겨우 분석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중기청은 기업들이 난관을 딛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본이나 기술 때문이 아니라 시장을 내다보고 지속적인 R&D투자를 하겠다는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양봉환 중기청 생산기술국장은 "정부지원정책에 따른 기술개발의 성공에만 머무르지 말고, 개발된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시제품 양산화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경쟁력 있는 혁신기술과 제품들이 시장경쟁력을 갖추면 매출이 늘어나고, 늘어난 매출만큼 R&D 분야에 재투자해 기술력을 높이는 선순환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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