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주파수 경매단 (오른쪽 이상헌 실장)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LTE 주파수 경매 첫날인 19일 오후 6시30분, 경기도 분당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쥐죽은 듯 조용하던 1층 로비가 갑자기 분주해졌다. 출입이 통제된 지하1층에서 온종일 경매에 몰두해온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임원들이 제각각 빠져나왔다. 표정들은 무거웠고, 말을 아꼈다. 각사의 명운이 걸린 경매에 대한 심적 부담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이날 승자 밴드 플랜은 밴드플랜1, 이동통신3사 중 승자는 2개사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밴드플랜1에 입찰해 밴드플랜2 에 배팅한 KT의 기선을 제압한 것으로 보인다.
KT 주파수 경매단 (오른쪽 이석수 상무)
◆ '귀를 열고' = 기자들에 둘러싸인 임원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인 또 다른 인물은 삼성전자 직원이었다. 이동통신 3사에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어느 사업자가 어떤 주파수 대역을 가지고 가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삼성전자 직원은 "KT가 인접대역인 D블록을 가지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KT가 LTE 주파수 광대역화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KT는 물론 경쟁사들의 LTE 전략 구도가 바뀌고 향후 장비 투자 규모도 달라지기 때문이다.이통사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기지국과 중계기 설치에 조단위 투자가 이뤄진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LTE 망을 깔았을 때 서울에만 기지국과 중계기를 설치하는데 수천억원이 들었다"며 "전국망을 까는데 초기 투자비용만 1조원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직원은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의 설명 한마디까지 다 챙긴 후 자리를 떴다.
LG유플러스 주파수 경매단 (가운데 박형일 상무)
◆ '입을 닫고' = 경매에 참여한 각사 임원들은 007 탈출 작전을 펼쳤다.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1층 로비를 피해 박형일 LG유플러스CR전략실 사업협력담당 상무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타고 빠져나갔다. 표정은 차분했지만 경매에 대한 언급은 극도로 피했다. "최선을 다했다" "본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말을 아꼈다. 이석수 KT 경쟁정책담당 상무는 굳은표정으로 묵묵부답이었다. 임원들은 경매에 참여하기 전 미래부에 '경매 과정에 대해 비밀을 지키겠다'는 서약서를 썼다.이날 경매는 6라운드까지 진행됐지만, 이후부터는 하루동안 진행되는 경매 라운드가 줄어들 전망이다. 주파수 경매 운영반장을 맡고 있는 박준국 미래창조과학부 주파수자원관리팀장은 "첫날은 한시간에 한라운드 진행했다"며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이통사들이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져 하루 라운드 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1년 입찰 당시 하루에 30분씩 10라운드를 진행한 것에 대조하면 훨씬 신중해진 셈이다. 업계는 오름입찰 총 50라운드와 밀봉입찰 1라운드를 진행하면 오는 29일께 결과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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