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뉴욕증시가 15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225포인트(1.47%)나 떨어질 정도로 급락 장세를 보였다. 이날 증시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역설적으로 좋은 경제 지표였다.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고 물가도 적당한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는 8월10일까지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2만건으로, 직전주에 비해 1만5000건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7년 10월 33만5000건의 청구건수를 기록한 이후 5년 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도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에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8월 중 주택시장지수가 59를 기록, 한달전 56에 비해 올랐다고 밝혔다. 이 역시 2005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고용과 물가, 주택 경기 관련 지표가 모두 호조를 보인 것이다. 이 3가지 요소는 공교롭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벤 버냉키 의장이 향후 출구전략의 전제로 삼았던 것들이다. 버냉키 의장은 그동안 매달 850억 달러(94조 9450억원)의 채권을 매입하며 경기를 부양해온 3차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 목표를 7%대의 실업률과 2%대의 물가상승률이라고 수차례 밝혔다.각종 경제 지표가 실업률 안정과 적절한 인플레이션 기조를 보인다는 것은 이제 FRB가 출구전략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음을 의미한다. 이날 GMP증권의 애드리언 밀러 애널리스트가 "FRB가 9월에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지 않을 구실이 없어지고 있다"고 진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9월 출구전략 개시는 이제 가시권에 들어온 분위기다. 이날 뉴욕증시의 폭락도 투자자들의 이에 대비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우지수는 물론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도 이날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1685선을 내주고 1661.32로 떨어졌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도 한때 최근 2년간 최고치인 2.82%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FRB의 출구 전략 실행 시기가 다가올 수록 증시는 더욱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가운데 이미 큰 손 투자자들은 지수 하락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케워치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지난 2분기에 S&P 500지수 풋옵션을 대거 매입,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소로스펀드가 S&P 500 상장지수펀드(ETF) 풋옵션 124만8천643 계약 매수 사실을 공시했다고 전했다. 소로스는 이미 주가 지수의 하락에 베팅하며 조정장을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다. 일반 투자자들도 양적 완화 축소를 앞두고 신중한 투자에 나설 분위기여서 뉴욕증시의 조정은 한동안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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