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해외구상 길어지나

올 4개월이상 체류, 삼성 수뇌부 또 일본 보고..이종왕 법률고문 포함 눈길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올해 들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해외 출장이 잦아진데다 길어지고 있다. 상반기 4개월 가까이 해외에 체류한 이 회장은 서울 서초동 본사 사옥 출근 대신 대부분의 시간을 일본에서 머무르고 있다. 지난 16일에도 삼성 수뇌부를 일본으로 불러들여 현지에서 보고를 받았다. 이 회장의 해외 출장이 더욱 길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일 경신하지만 성장성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 회장의 해외 출장길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이 회장은 하와이로 출국 한 뒤 86일 동안 일본과 하와이를 오가며 셔틀경영을 펼쳤다. 석달 가까이 서초사옥을 비우게 되자 삼성 수뇌부를 세 차례에 걸쳐 일본으로 호출해 도쿄 전략회의를 열며 현안을 챙겼다. 4월에 귀국한 이 회장은 귀국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일본으로 출국하며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이 회장은 일본에서 10여일간 머무르다가 지난달 30일 개인적인 비즈니스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다시 프랑스 파리로 이동했다. 이후 8일 브뤼셀로 이동, 10일부터 일본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7개월 동안 약 4개월 반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는 셈이다.

3일 하와이 출국길에 오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 관장

이 회장이 해외에 주로 머물면서 삼성 수뇌부의 일본 보고행(行)도 늘어나고 있다. 이 회장이 삼성그룹 수뇌부를 일본으로 불러들이는 까닭은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통상적으로 해외 출장 일정이 장기화 될 때마다 수뇌부를 일본으로 불러들여 현지 보고를 받고 전략회의를 열었다. 수뇌부의 일본행은 올 들어 다섯번 째다. 지난 2월 기흥 반도체 사업장의 불산 사태와 삼성가 소송 문제에 대해 보고 받았고 4월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의 간담회를 앞두고 삼성그룹의 투자 관련 사항을 점검했다. 지난 6월에도 경영 현안을 전해 듣기 위해 수뇌부를 일본으로 불러 모았다. 지난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 1팀장(사장) 등 삼성수뇌부는 당일 일정으로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이번에도 수뇌부와 일본에서 또 다시 회동한 점에 미뭐 이 회장의 일본 체류가 길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일본 하네다로 향하는 탑승객 명단에는 이종왕 법률 고문(전 법무팀장)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그룹 비자금 폭로 이후 삼성을 떠났다가 2년 7개월 만에 2010년 6월 법률 고문으로 복귀했다. 이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법무 관련 논의를 할 때마다 긴밀하게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 수뇌부는 2분기 실적발표 등 경영 현안과 박근혜 대통령의 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건 등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20여년전 신경영 당시에도 물리적인 사무 공간이 아닌 실제 사무 공간을 강조하며 언제, 어디서든지 그룹 업무를 챙겨왔다"면서 "최근 장기 해외 출장이 잦아졌지만 실시간으로 그룹 내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수뇌부들과 함께 회의를 갖는 등 경영 현안을 면밀하게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김민영 기자 argu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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