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실린 현오석 회의…G20회의 출발전 긴급 소집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17일 오전 서울청사 18층.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이른 아침,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몇몇 장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 부총리 뒤로 유정복 안전행정부, 서승환 국토교통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이 따랐다. 이른바 비공개 '긴급관계장관회의'가 시작됐다. 올해 들어 현 부총리 주재로 긴급관계장관회의가 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더욱이 현 부총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을 몇 시간 앞둔 상황이었다. 인천공항으로 가기 전에 서울청사에 먼저 들른 것이다. 안건은 취득세 인하 문제. 취득세를 둘러싸고 안행부와 국토부가 입장 차이를 보이자 현 부총리가 중재자 겸 컨트롤타워 역할로 나섰다. 취득세와 관련된 관계 장관들에게 '긴급' '비공개' 등의 긴장된 단어를 사용하면서 '현오석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의에는 몇몇 관계자들에 따르면 관계장관을 비롯해 취득세 관련 각 부처 1급 실장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관계장관회의에서 취득세 인하와 이에 따른 지방재정 보전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어떤 결론도 나지 않았다. 관계부처 장관으로부터 현안에 대한 입장과 설명을 듣고 이를 중재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인다.취득세 문제는 박근혜대통령이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현 부총리의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외부에서는 "부총리가 보이지 않는다" "리더십이 없다" "존재감이 없다"는 등의 '현오석 비난론'이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현 부총리는 16일 세종청사 기자실을 직접 찾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보이려고 왔다"며 이른바 '돌직구'를 날렸다. 심지어 "안경을 닦아야 하는지, 보이는 앵글에 없는 건지"라며 불편한 심경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현 부총리는 "감독이 나와서 메가폰 잡고 소리 질러야 할 때도 있고 또 소리 지른다고 안되는 것도 있다"며 '현오석 감독론'을 역설했다. 어쨌든 자신은 경제부처의 '감독'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으로 시작된 '현오석 존재감'은 항층 강화되고 있다. 현 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비롯해 재정정관리협의회 등 수많은 회의를 주재한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오늘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연 것은 취득세 문제로 부처 간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열게 된 것"이라며 "긴급관계장관회의는 사안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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