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위조수표로 발행하려다 적발…지난달 100억원대 변조사고와 연관 가능성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위조 자기앞수표를 이용해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하려던 시도가 적발됐다. 100억원 위조수표 사건에 이어 가짜 수표를 이용한 CD 발행 시도까지 나타나면서 은행권에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고객으로 위장한 용의자가 200억원짜리 수표를 들고 찾아왔다. 이 용의자는 500억원 규모의 양도성 예금증서 발행을 요청했다. 용의자는 "부동산을 매매하고 투자금을 유치하려고 하는데 자금원을 증명하려면 양도성예금증서가 필요하다"며 CD를 발행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은행 직원이 수표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금융결제원 등을 통해 수표를 교환ㆍ확인하는 과정에서 가짜 수표임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 용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달 KB국민은행에서 벌어졌던 자기앞수표 위조사고 용의자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알려졌다. 위조수표를 통해 현금화하려는 정황이 또 한번 포착되면서, 현재 시중은행에는 업무처리 시 각별히 유의해 달라는 지시가 내려진 상태다. 이에 따라 타행에서 발행된 자기앞수표를 받았을 경우, 발행은행에 조회해 교환결제가 될 것이 확실할 때만 대금 수납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앞서 지난달 한 사기일당은 100억원 상당의 위조수표로 국민은행을 속여넘긴 바 있다. 이들은 1억원짜리 수표를 정상적으로 발급받은 뒤, 수표의 금액과 일련번호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위조수표를 만들었다. 경찰과 금융당국은 이와는 별도로 시중에 총 800억원에 달하는 위조수표가 추가로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상태다. 위조수표가 시중에 떠도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좀 더 정교한 방식으로 수표를 감별할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는 논의도 나오고 있다. 추가 사고 발생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에는 수표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적발을 해서 천만 다행"이라며 "최근에는 위조수표가 너무 정교해져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위조수표를 이용한 사기 사건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2년 전에도 신한은행 이대역지점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위조수표로 20억원을 인출하는 사건이 발생, 2개월간의 수사 끝에 관련자를 검거한 바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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