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니매·프레디맥 점진적 축소 후 폐쇄..반론 만만치 않아 법제화 불투명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에 대한 출구전략 시동을 걸었다.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기지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종국에는 폐쇄하기 위한 법안이 상원에서 마련된 것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아 법안이 법제화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초당적인 주택시장 개혁 법안을 마련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점진적 사업 축소다. 장기적으로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대신할 연방모기지보험공사(FMIC·Federal Mortgage Insurance Corporation)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택시장 지원을 위해 투입되는 정부 재정을 줄이고 민간 자본의 참여를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은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마크 워너 민주당(버지니아) 의원과 밥 코커 공화당(테네시) 의원이 공동 발의했고 다른 6명의 은행위 소속 의원들이 지지를 나타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미 경제가 휘청거린 후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늘 논란의 대상이자 정부의 골치거리였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모기지 채권 때문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주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만약 무너질 경우 그 충격을 감당키 어렵다는 점 때문에 미 정부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손실을 벌충했다. 이에 따른 혈세 투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0년 마련된 금융개혁법안, 일명 도드-프랭크 법안에서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문제가 다뤄지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개혁 작업을 진행하기에는 모기지 금융 시장이 너무 취약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주택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주택 판매 건수도 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워너 의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주택시장 회복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금리는 여전히 낮기 때문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사업을 줄이는 계획에 착수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가 올해 말까지 법안을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장기적으로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대신할 FMIC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모델로 하고 있다. 10만달러 이하 예금에 대해서만 원금을 보장해주는 FDIC처럼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는 모기지만 보장을 해 주는 시스템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법안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 메릴랜드 대학의 필립 스웨이글 교수는 이번 법안에서 제시된 조건에 따른 민간 자본의 투입 규모가 상당하며 중산층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주택시장이 회복되면서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는 미 재무부는 쏠쏠하게 배당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이 때문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사업을 축소해 비중은 줄이되 폐쇄까지는 아니고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헤지티지 재단은 이번 법안은 충분치 않다며 지난 20년간 유지됐던 주택 금융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법안이라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워너 의원과 코커 의원의 노력을 환영한다며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에 세금 부담을 줬던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잘못된 사업을 끝내기 위한 포괄적인 주택 금융 법안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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