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꾼이 일꾼으로' 무궁무진한 드론 활용법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얼마 전 유튜브에서 '도미콥터(DomiCopter)'를 소개한 동영상이 화제에 올랐다. 도미콥터는 피자회사 도미노 피자와 헬리콥터의 합성어로 화제의 동영상은 도미노 피자가 도미콥터라는 이름의 드론(무인 항공기)을 활용해 피자를 배달해 주는 장면을 보여준다. 도미콥터는 사람이 건너기 힘든 숲과 강을 유유히 지나 피자 배달을 주문한 사람을 정확하게 피자를 배달해 준다. 안전 문제와 프라이버스 침해 등의 일부 걸림돌만 제거할 수 있다면 드론의 상업용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미국 국제무인기협회(AUVSI·Association for Unmanned Vehicle Systems International)는 2025년까지 글로벌 드론 산업 시장 규모가 82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때쯤이면 드론 산업 고용 인력도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 연방항공국(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은 최근 1~2년간 효과적으로 상업용 드론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단순히 군사용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드론이 오늘날 우리의 일상 생활에 얼마나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는지 그 사례들을 소개했다.◆기물 파손 막는 드론= 독일 철도회사 도이체 반은 4개의 프로펠러를 달고 있는 md4-1000이라는 드론을 기차 차고와 정비소 경계에 이용하고 있다. 아무 이유 없이 기물을 파손하거나 벽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 작가들 때문에 도이체 반은 매년 1000만달러의 금전적 손실을 입고 있다. 독일 지젠 소재 마이크로드론이라는 회사가 개발한 md4-1000은 고해상도의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으며 소리 없이 비행이 가능하다. 최고 지상 500피트 상공에서 지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생생하게 영상으로 전송해줄 수 있다. 도이체 반은 군단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많은 md4-1000을 보유하고 있다. ◆밀렵꾼 잡는 드론= 인도 아삼 지방의 카지랑가 국립공원은 인도 동부에서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마지막 지역 중 하나다. 카리랑카 국립공원은 480㎢ 규모의 광활한 자연 공원으로 66%가 초원, 28%가 숲으로 이뤄져 있다. 카지랑가 국립공원은 최근 밀렵꾼을 근절하기 위해 드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카지랑가 국립공원의 명물인 코뿔소의 뿔은 ㎏당 최대 6만5000달러에 팔린다. 아시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자연 공원도 밀렵꾼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포츠 중계하는 드론= 스포츠 시합의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는 데에도 드론이 효과적일 수 있다. 선수들에 바짝 접근해 그들의 얼굴에 맺혀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보여주며 스포츠 현장의 생동감을 극대화시켜줄 수 있다. 지난해 미디어황제 루퍼트 머독의 호주 폭스 스포츠는 한 크리켓 시합에 처음으로 드론을 띄웠다. 이 드론은 8개의 프로펠러와 고성능의 HD 비디오 카메라를 갖추고 있어 스포츠 시합의 생생한 현장감을 중계해줬다. 폭스 스포츠는 올해 럭비 시합으로 드론 활용 범위를 넓혔다.◆취재하는 드론= 미래의 기자들은 취재가 힘든 사건·사고 현장에 드론을 투입할 수도 있다. 이같은 가능성을 믿고 미국 일부 대학에서는 드론 저널리즘에 대한 강좌가 만들어지고 있다. 미주리 대학은 드론 저널리즘이라는 강의를 운영하고 있다. 네브래스카 대학 링컨 캠퍼스는 드론 저널리즘 연구소를 개설했다. ◆와인 만드는 드론= 프랑스 와인 제조업체 샤또 리쉬 알드는 프랑스 항공기 제조업체 플라이앤센스와 손잡고 스캔콥터(Scancopter)라는 이름의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드론에는 1만5000유로짜리 고가의 카메라가 장착될 예정이다. 샤또 리쉬 알드가 소유한 브롱크스의 지역의 포도밭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스캔콥터는 지상에서 불과 1cm 떨어진 곳에서 저공 비행을 포도나무의 줄기부터 잎까지 샅샅이 살피며 포도가 병충해 피해 없이 잘 자라고 있는지를 살필 예정이다. ◆쌀 만드는 드론= 일본 농부들은 야마하의 드론 '알맥스(RMax)'를 농사에 활용한다. 알맥스를 이용해 농약을 뿌리는 것이다. 2011년 기준으로 알맥스로 농약을 뿌린 논은 일본 전체 벼 재배 면적의 30%에 이른다. 농부들은 일본에서 드론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계층이다. ◆석유 슈송하는 드론= 영국 에너지 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드론 덕분에 1년 내내 미국 알래스카의 송유관을 점검할 수 있게 됐다. BP는 지난해 가을 알래스카 북부의 대규모 유전 지역인 프루도만에서 드론 시험 비행을 했다. 드론은 송유관을 따라 날아가며 파손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정밀하게 살폈다. 이전까지는 북극 지방에 겨울이 찾아왔을 때 프루도만 송유관을 점검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젠 드론을 이용해 강풍과 추위를 뚫고 겨울에도 송유관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의약품 수송하는 드론= 드론이 수송할 수 있는 것은 피자 뿐만이 아닐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비영리단체 리올로케이트는 블루 스카이라는 프로젝트를 위해 자금을 모집했다. 블루 스카이는 허리케인 등으로 날씨 여건이 좋지 않을 때 긴급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드론을 이용해 의약품을 전달해주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강풍을 뚫고 날아갈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할 자금이 필요했다. ◆집 팔아주는 드론= 호주에서 기계장비 사용에 익숙한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드론을 활용한다. 매물이 나오면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찍은 집의 사진을 찍어 주택 구매자들에게 보여준다. 특히 넓은 정원을 가진 대저택을 팔아야 할 때 효과적이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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