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석유공사·홈플러스·이마트···절전위해 격식을 벗었네
▲KT&G 직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오주연 기자]'반바지에 샌들, 면바지에 PK티셔츠, 반소매 티셔츠…'서울 강남구 코스모타워 빌딩에 위치한 KT&G의 한 사무실. 직원들의 복장은 마치 야유회를 가는 차림이었다. 며칠전까지만해도 남성의 경우 정장에 넥타이를 하고, 여성은 단정한 차림이었지만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면서 복장이 확 달라졌다. 최근 여름철 전력난 해소에 기여하고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유통업계가 넥타이를 푸는 등 쿨비즈(여름철 가벼운 옷차림)에 들어가면서 직장인의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KT&G는 때이른 무더위와 전력 사용량 감축을 위해 지난해보다 20일 앞당겨 하절기 복장 자율화를 시행중이다. 대학시절부터 정장차림을 즐겼다는 입사 1년차 한 사원은 "캐주얼 복장으로 바꿨는데 넥타이가 그토록 사람을 죄는 줄 예전에는 몰랐다"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즉 정장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복장일뿐 자기가 일하는데는 결코 편치 않았다는 얘기다.또 다른 사원도 "부장급 이상 간부들도 캐주얼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출근해 촌스러워 보였던 임원들도 이제는 자기연출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고 말했다.복장이 자율화되면서 생산성도 향상되고 있다. 그는 이어 "복장 자율화 이후 사무실 분위기도 180도 달라졌다"며 "조용하던 사무실이 활기로 넘쳐나고 딱딱하고 천편일률적인 사무실 분위기에서 벗어나 감각 있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업무 향상성도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도 하절기 기온 상승에 따른 근무만족도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노타이(No Tie)로 근무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샌들형 정장화를 허용중이다. 특히 금요일은 복장 자율화를 실시한다. 비즈니스 캐주얼로 라운드티, 청바지, 운동화 착용이 가능하다. 이마트도 1일부터 점포별 스케줄에 맞춰 하복을 착용중이다. 다만 일부 점포는 점포재량으로 지난달 17일부터 착복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의 경우 여름철 의복 규정이 없으나 기본적으로 노타이를 하고 있다. 반바지 차림을 허용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지난 10일부터 'No 자켓, 반팔 티 착용'의 복장 간소화에 돌입한 삼성은 특히 삼성전자를 포함한 계열사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반바지 차림을 올해부터 허용하기로 했다. 이외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쿨비즈에 동참하고 있다.한국석유공사는 근무형태에 따라 반바지 차림 근무를 허용키로 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고객 내방이 드물거나 장시간 PC 작업이 소요되는 일부 부서는 사무실 내 반바지 및 슬리퍼 착용 근무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쿨비즈를 크게 반기고 있다. "넥타이를 풀고 나니 틀에 매여 있다가 풀려난 느낌이다. 생각이 자유로워 능률도 오르고 있다. 반바지 입은 당신이 진정한 직장의 신이다" "복장 자율화 이후 부장님이 달라졌다. 날카로운 눈빛과 짜증 섞인 말투는 사라지고,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의 다정다감한 캐릭터로 변했다" 등의 댓글이 각 회사 사내 게시판에 일일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쿨비즈 복장은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여름철을 맞아 비용절감을 위한 조치"라며 "넥타이를 풀면 체감온도가 내려가면서 더위를 줄여주는 효과와 함께 활동하기에도 편해 업무의 능률도 오른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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