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영산회도, 비단에 채색, 104x90cm, 1592년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유출된 조선전기 불화 '석가영산회도'와 구한말 고종이 독일인에게 선물로 준 10폭짜리 병풍 '해상군선도'가 경매에 출품된다. 석가영산회도는 가로 90cm, 세로 104cm 크기로 비단에 채색한 작품이다. 이 불화는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임진왜란 발발 3개월 전이던 1592년에 제작됐다. 백족산 석남사에 소장돼 있던 것으로, 제작 연대와 발원자, 소장처가 화기에 명확히 명시돼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 또 거의 남아있지 않은 조선 전기 회화의 양식을 보여주며, 고려 불화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의 영향 등을 짐작해 볼 수 있어 미술사적 가치도 높은 작품이다. 420년의 세월로 다소 빛이 바랜 부분도 있지만 그림의 원형은 대부분 살아있다. 추정가는 별도문의를 통해 알 수 있다.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고미술 연구자가 일본 교토의 한 사찰에서 작품을 발견한 후,오랜 기간 설득해 최근 들여온 것이다. 옥션 관계자는 "꾸준한 설득을 통해 소장자의 마음과 생각을 돌리고, 귀중한 문화재를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한국으로 환수하는 것 역시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같은 경매에 등장하는 '10폭 병풍 '해상군선도'는 가로 417cm, 세로 125cm로 3억~5억원에 출품된다. ‘군선도’는 신선들이 군집해 있는 그림을 말하는데, 그 중 대표정인 유형이 ‘해상군선도’로 파도와 구름을 배경으로 한 신선그림이다. 경매에 나오는 작품은 구한말 고종이 한국 최초의 무역회사 세창양행의 창업주 칼 안드레아스 볼터와 마이어에게 하사한 것이다. 지금까지 칼 안드레아스 볼터의 딸들이 소장하고 있다가, "이 작품을 꼭 한국에 돌려주라"는 볼터의 생전 뜻에 따라 그의 외손녀 바바라 미셸 예거후버씨가 한국에 판매를 의뢰하게 됐다. 이 관계자는 "예거후버씨와 그의 가족들은 미래의 소장자에게 쓴 편지를 전해왔는데, 작품의 소장 감회와 그 동안의 역사, 앞으로의 부탁 등을 전하며 작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고 출품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경매는 오는 26일 오후 5시 서울옥션 평창동 본사에서 개최된다. 프리뷰 전시는 오는 16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점 호림아트센터 1층에서, 19일부터 25일까지 평창동 본사에서 진행된다. 두 작품을 포함해 미술품 150점, 보석 12점, 사진 40점 등 총 200여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추정가 총액은 약 75억원이다. 문의 02-395-0330 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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