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영방송 ERT 구조조정 위해 폐쇄 결정(상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그리스 정부가 과잉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국영방송국 ERT를 폐쇄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공공부분 일자리를 감축하겠다는 채권단(유럽연합, 국제통화기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ERT의 폐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이번 그리스 정부의 결정에 대해 ERT를 비롯한 그리스 사회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리스 정부가 ERT 노조 등과 조기퇴직 및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두고 1년여간 협상을 해왔던 그리스 정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음을 보여준다고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정부 대변인인 시모스 케디코글루는 "ERT는 낭비와 투명성 부족의 대명사"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국 폐쇄 조치는 12일 이른 시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것이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TV, 라디오 방송국을 "가능한 빨리" 만들겠다고 밝혔다. 방송국에서 근무한 사람들은 모두 구조조정에 대한 보상금을 받을 것이며 새로 만들어지는 방송국에 재취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새 방송국은 1200여명 미만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ERT에는 2650여명이 일하고 있다.정부의 폐쇄 방침에 ERT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RT는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의 폐쇄방침을 소개하며 "정부의 쿠데타"라고 지칭했다. 그리스 정부는 방송국 주변에 경찰을 배치해 방송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그리스 최대 야당인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ERT 건물 바깥에서 "이번 정부의 결정은 불법"이라며 "정부의 긴축정책이 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결정은 의회의 승인 없이는 할 수 없다"며 "(이번 조치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발"이라고 말했다.집권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민주좌파와 사회당은 이번 방송국 폐쇄 결정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번 방송국 폐쇄로 인해 연정간이 내분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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