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안먹는 음식물처리기, 먹혔다

[중기 강국 뛰는 리더들]<18>최호식 매직카라 대표

건조 후 분쇄 방식의 친환경 '스마트카라'로 실적 제로 탈출국내외서 잇단 러브콜, 올 매출 100억 자신감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고발 프로그램이 나간 직후 제품 주문이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더군요. 연매출 50억원을 올리던 회사가 매출 '제로(0)'로 추락한 겁니다. 협력업체에 사정사정하면서 2년을 겨우 버텼습니다."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호식 매직카라 대표는 "그 시절은 생각하기도 싫다"며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 거칠 것이 없었던 육사 출신 사업가였지만 음식물처리기(이하 음처기) 시장 자체가 '고사(枯死)'하는 것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한때 주요 업체들이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등 호황을 누렸던 음처기 시장이 주저앉은 것은 2009년 한 방송사의 고발 프로그램이 음처기를 '전기 먹는 하마'로 고발하면서다. 당시만 해도 단순건조만 되는 제품들이 주를 이뤄 음식물 쓰레기를 말리기 위해선 하루 종일 가동시켜야 해 전력소모가 적지 않았다. 단순건조 방식이 아닌 '건조 후 분쇄' 방식을 채용해 차별화를 꾀했던 최 대표의 제품마저 도매금으로 묶여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말았다. 2년 동안 독하게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기세는 적게 들고 냄새와 처리물은 최소화하기 위해 밤낮없이 연구에 매달렸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음처기 '스마트카라'는 출시하자마자 홈쇼핑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아무리 편견이 심해도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을 알아본다는 그의 믿음이 보답받은 순간이었다.  올해는 매출 100억원을 달성, 음처기 시장의 부활을 이끌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2008년 50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2009년 추락했고 2010년, 2011년에는 매출이 아예 없었다. 다시 매출이 발생한 것은 2011년 말 스마트카라 제품을 출시하면서다.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 상반기에만 4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 한해 매출을 올 상반기에 올린 것이다. 하반기 전망은 더욱 밝다. 이달 초부터 서울ㆍ경기를 중심으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면서 곳곳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달 SPC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음처기 5000대를 납품했으며, 오는 12일에는 CJ홈쇼핑에서 방송을 진행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인 '홈앤쇼핑'에서만 방송을 진행했는데, 입소문이 퍼지면서 올해는 콧대 높은 대형 홈쇼핑들이 접촉을 해왔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제품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프랑스에는 이미 견본품을 보내 놓은 상태. 현재 건조식, 냉각식 등 다양한 방식이 공존하고 있는 음처기 시장에서 매직카라의 '건조 후 분쇄' 방식이 우수성을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최 대표의 분석이다. 최 대표는 "단순 건조나 냉각에 비해 건조 후 분쇄 방식은 냄새나 부피, 폐수 문제에서 자유롭다"며 "음식물 쓰레기를 연료로 재활용할 수도 있어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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