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올여름은 무더위가 일찍 시작돼 8월까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온난화의 속도가 빨라지며 여름의 시작이 앞당겨져 갑작스레 초여름 날씨가 찾아온 것.기후가 재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더위를 날려줄 공포영화도 앞다투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강한 적수가 등장했다.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가 거침없는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것.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지난 9일 하루 전국 1310 개 상영관에서 71만 5947명을 동원,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349만 1511명.'은밀하게 위대하게'는 한국 영화 사상 최고 예매율, 최다 사전 예매관객수, 최고 일일 스코어, 개봉 36시간 만에 최단기간 100만 돌파까지 놀라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2시간 만에 200만, 개봉 5일 만에 300만을 돌파한 거센 흥행에 업계 관계자들마저도 놀라는 눈치다.이 작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바보와 가수 지망생, 고등학생으로 위장해 남파된 북한 최정예 스파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김수현, 이현우, 박기웅, 손현주 등이 열연을 펼쳤다. 이로 인해 여름 극장가를 사로잡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지닌 공포영화들은 다소 걱정스러운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한 관계자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흥행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빠르고 무서운 속도일 줄은 몰랐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침체됐던 한국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어줘서 좋다. 개봉시기가 맞물려 있지 않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가장 먼저 개봉한 '무서운 이야기2'는 비록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흥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일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등극하며 선전하고 있다. 공포영화 연출 경험이 있는 민규동·김성호·김휘·정범식 감독이 참여해 '444'와 '절벽' '사고' '탈출'의 부제로 각자 단편을 만들어냈다.모델 출신의 배우 성준, 이수혁이 활약을 펼쳐 개봉 전부터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았으며 'SNL코리아3'에서 활약한 고경표를 비롯해 배우 백진희 김슬기 정인선 김지원 박성웅 등이 출연,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여배우 복서 이시영이 출연하는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은 오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웹툰 작가 지윤이 미공개한 웹툰과 똑같은 방법으로 연쇄 살인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공포스릴러다.영화 '남자사용설명서', '위험한 상견례'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엉뚱하고 털털한 매력을 보여준 이시영은 이번 영화에서 인기 웹툰 작가 지윤으로 분해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영화 촬영 당시 제작진은 순수함과 광기를 오가는 야누스적인 연기를 펼치는 이시영을 향해 '타고난 배우'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는 후문이다.'19금 공포 스릴러'라는 홍보문구를 내건 '꼭두각시'도 오는 20일 개봉한다. 알 수 없는 환영을 보는 매혹적인 여인과 그녀에게 위험한 최면을 거는 의사가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그렸다. 인간의 무의식과 관련 있는 최면술이라는 소재를 가져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배우 이종수와 구지성이 주연을 맡았다.같은 날 영화 '닥터'도 함께 출격한다. '닥터'는 성형외과 최고 권위자인 최인범(김창완 분)이 아내 순정(배소은 분)의 외도를 목격하고 숨겨왔던 본능을 터뜨리며 주변 사람들에게 정교하고 아름다운 복수를 계획한다는 내용.김창완은 제작발표회 당시 "처음에 시나리오 받고 많이 놀랐다. 이런 걸 만드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했다. '이런 걸 어떻게 하느냐'며 거절했다"면서 "이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평소 내가 영화에 갖고 있던 편견을 깨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흥행 돌풍이 거세게 몰아치는 가운데, 관객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 공포영화들이 여세를 몰아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유수경 기자 uu84@<ⓒ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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