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할리우드가 급성장하는 중국 영화시장을 잡기 위해 중국 배우 캐스팅이라는 전술 구사로 나서고 있다.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4'에 중국의 톱 여배우 리빙빙(李氷氷)이 캐스팅된 배경을 소개하며 중국을 향한 할리우드의 구애가 시작됐다고 최근 소개했다.리빙빙은 할리우드 배우 마크 월버그, 스탠리 투치, 니콜라 펠츠 잭레이너와 함께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트랜스포머4' 출연이 확정됐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중국 배우가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트랜스포머4'에는 리빙빙 말고 '트랜스포머4 중국인 배우 찾기 리얼리티 쇼' 우승자 4명도 캐스팅될 예정이다. 다음 달 방송될 '트랜스포머4 리얼리티 쇼'는 연기 경험이 있는 배우 2명과 경험 없는 일반인 2명을 선발한다. 참가자만 8만명을 넘는다.'트랜스포머4'는 미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중국 영화 채널 지아플릭스 엔터프라이즈의 합작으로 제작되는 만큼 중국 배우들이 적극 참여한다. 미 블럭버스터의 중국화 전략인 셈이다.할리우드가 이례적으로 중국 배우를 캐스팅하면서까지 중국화하려는 이유는 중국인의 '티켓 파워'에서 찾을 수 있다.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영화시장으로 성장했다. 지난 3월 미 영화협회가 지난해 영화관 입장권 수익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티켓 판매액은 27억달러(약 3조429억원)로 기존 2위인 일본보다 많았다. 1년 사이 세계 영화시장이 6% 성장했지만 중국은 6배인 36% 성장했다.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영화시장은 외화에 대해 배타적이다. 물론 자국 영화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외화 수를 연간 34편으로 제한하고 있다.그러나 외화라도 중국 투자자가 전체 투자액의 33% 이상을 쏟아 붓고 중국 배우가 주연급으로 캐스팅된데다 중국 내 촬영분이 포함되면 '중국 영화'로 간주된다. 외화 쿼터 제한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중국 극장에 간판만 걸 수 있다면 돈방석에 앉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는 할리우드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중국을 향한 할리우드의 노골적인 구애에 대해 불편하게 여기는 시각도 많다. 중국 관영 영자 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24일자 오피니언 난에서 일부 할리우드 영화가 중국과 합작을 내세워 흥행몰이에 나섰지만 영화 속 중국적 요소들은 '구색'일 뿐이었다고 비판했다.중국 배우 판빙빙(范氷氷)의 출연으로 중국에서 화제가 된 '아이언맨3' 중국 버전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눈속임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언맨3'의 중국 버전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영화를 본 중국인들은 카메오로 3분 남짓 등장한 판빙빙과 짜 맞추기식으로 중간 중간 삽입된 자국 브랜드 제품들에 실망하고 말았다. 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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