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전통시장 백화점 못지 않아

전통시장 아케이드, 우레탄 바닥, 간판 규격화, 홍보용 LED 전광판 등 시설 현대화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양천구는 1960년대 말부터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되기 이전에는 우리나라의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었다. 60년대 말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80년대 초에는 거의 완성된 주택단지와 함께 양천구의 재래시장은 그 맥을 같이 했다. 현재 양천구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은 신정1동에 있는 신정제일시장이다. 이 지역은 옛날부터 은행정, 신트리 등 마을이 있었으며 양천구의 어느 지역보다도 먼저 주택단지화한 곳이다. 이 시기부터 서서히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지금 양천구에는 16개 전통시장이 있다. 구는 시설과 경영을 현대화하고 시장만의 강점을 특화한 ‘전통시장 살리기’를 통해 예부터 전해 내려오던 전통시장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좀 더 넓은 공간, 좀 더 깨끗한 공간, 좀 더 다양한 공간을 원하는 주민의 기호에 따라 2002년부터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2003년 준공한 월정로 시장은 서울시 1호가 됐다. 16개 시장 중 5개의 시장이 시설 현대화 사업을 마쳤다.

신영시장

소비자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으로 조사된 쾌적한 쇼핑 공간 마련을 위해 시장골목을 따라 개방형 지붕(아케이드)을 설치했다. 비가 와도 손님들이 불편함이 없게 한 것이다. 울퉁불퉁한 바닥에는 푹신하고 배수가 잘되는 우레탄을 깔아 고인 물이 썩어 늘 악취가 나는 것을 방지했고 모양새가 깔끔하고 산뜻하게 개선시켰다. 제각각 규격 없이 널려 있던 상점 간판들도 모두 규격화해 통일감을 주고 노점좌판도 지정장소에서만 장사를 할 수 있게 정리했다. 특히 목4동 시장, 경창시장과 신영시장에는 홍보용 LED 전광판을 설치해 그날 대폭 할인하는 이벤트 품목이나 특별행사 같은 시장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전통시장의 경쟁력 확보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창시장, 신영시장, 목3동시장에 고객지원센터를 건립하고 목4동 시장 고객지원센터는 현재 건립 중으로 올 10월에 완공된다. 고객지원센터에는 물류창고, 공동배송센터, 고객만족센터, 교육장 등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고객지원센터 1층에 위치한 공동배송센터에서는 구매 물품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배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구에서는 배송전담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운영실적을 분석해 확대 지원할 계획이다.시설투자 못지않게 소비자를 찾아오게 할 마케팅 전략도 중요하다. 양천구는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에 ‘전통시장 가는 날’ 을 추진, 전국의 우수 농산물을 공동구매해 시중보다 10~30% 저렴하게 판매하고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전통시장에서 동일한 품목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한다. 할인 판매 품목을 사전에 홍보하고 일정 금액 이상 구매고객에게 전통시장 상품권 및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또 구청과 산하기관, 종합복지관 등이 1개 이상의 전통시장과 자매결연을 맺어 한달에 한번 이상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1기관 1시장 결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창시장 고객지원센터

경영 현대화를 위해 상인들을 대상으로 고객관리와 홍보전략, 점포운영과 점포 꾸미기, 매출 올리기 판매기법, 선진 경영 노하우, 시장관련 법률교육, 재무관리 등 다양한 역량 강화 교육을 하고, 명절과 김장철 이벤트, 공동 마케팅, 직거래 장터와 노마진 할인 행사, 전통놀이를 비롯한 문화행사, 전통시장 체험 프로그램 등 전통시장만의 특색 있는 마케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미소금융중앙재단과 연계해 낮은 금리와 간편한 절차로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상인들에게 소액신용대출 서비스인 마켓론 지원사업을 펼쳐 고금리 사채를 빌리지 않고도 경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양천구 관계자는 “양천구의 전통시장은 시설은 현대화해 쇼핑하기 즐거운 공간으로 꾸미고 개별점포 특성이 살아 숨쉬는 개성 넘치는 공간인 만큼 대형마트와 차별화 되는 다양한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전통시장의 가장 큰 매력인 ‘덤문화’를 중심으로 푸근하고 넉넉한 인심이 살아있는 시장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전했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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