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아시아금융산업이 세 가지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실물경제 성장과의 불균형을 타파하고 외환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본시장과 비은행 부분의 금융경쟁력도 강화해야 합니다."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IFF 아시아 경영자 서밋'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면서 "이번 회의에서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아시아금융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 금융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윤대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금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융산업 리더들의 조율과 협력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세계 경기 회복으로 선진국의 예기치 못한 출구전략이 실행될 경우에는 오히려 아시아 신흥국에 대규모로 유입되었던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서든스톱'에 대한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어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경제는 유럽과 미국의 경제 규모를 추월하며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써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돼 왔다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제가 1% 대의 저성장에 머물러 있는 동안 아시아 신흥국 경제는 연평균 7% 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다"며 "아시아는 이미 전세계 GDP의 약 30%, 전세계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어 회장은 최근 아시아 지역의 고자산가(HNWI)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어 회장은 "개인금융 수요뿐 아니라 역내 무역, 인수합병과 기업공개 등 아시아에서의 기업활동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기업 금융수요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에서의 금융기회를 선점을 위해 금융기관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미 몇몇 아시아 금융기관들은 역내 금융시장에서의 위상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어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노출된 아시아 금융산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실물경제 성장과의 불균형 문제다. 아시아 역내 무역의 활성화에 비해 역내 금융은 아직까지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 회장은 "아시아 기업들의 역내 무역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있음에도 역내 포트폴리오 투자 비중은 약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포트폴리오 투자 비중도 미국과 유럽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아시아는 국가별로 경제성장 및 금융산업 발전 수준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자금 잉여국가에서 자금 부족국가로의 자본이동이 가능하도록 아시아 역내에서의 자원배분 기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아시아 금융기관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인 외화유동성 문제도 언급했다. 어 회장은 "아시아 은행들의 경우 자본금이나 유동성이 양호하더라도 기축통화가 없어 국제적인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 은행들의 차입여력이 떨어지면서 자금조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선진국 은행들이 안정적 예수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반면 아시아 은행들은 단기 외화차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위기시 금융 불안정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 회장은 "최근 아시아 국가의 중앙은행간 원-위안화 스왑 자금을 기업들의 무역결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이는 달러 유동성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역내 금융 교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비은행권과 자본시장의 문제를 꼽았다. 어 회장은 "아시아금융시장은 역사적으로 금융제도가 엄격한 규제를 바탕으로 발전해왔다"며 "비은행 및 자본시장의 발달은 이에 비해 미흡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금융기관들은 변화하는 다양한 금융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은행뿐 아니라 투자은행, 자산관리 등 비은행 부문의 금융경쟁력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IFF 아시아 경영자 서밋'은 세계 금융정책에 대한 의견을 조정ㆍ협의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민간 금융기관 협력체인 IIF가 주최하는 아시아지역 금융기관들의 연례 모임이다. 지난해에는 태국 방콕은행 후원으로 방콕에서 열렸고 올해는 KB금융그룹이 후원해 한국에서 개최했다. 오는 10일까지 전세계 금융권 CEO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 지역 경제전망 및 도전', '아시아 금융 시스템 발전을 위한 도전과 기회', '아시아지역 채권시장 발전을 위한 규제 및 제도 정비', '금융감독개혁'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김대섭 기자 joas1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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