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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가장 안정적인 투구로 현지 매체와 야구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류현진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2013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시즌 최다인 7이닝 동안 안타 3개만을 내주며 1실점했다. 볼넷 3개를 허용했지만 삼진 8개를 솎아내며 시즌 네 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달성했다. 팀 타선이 8회까지 안타 3개를 때리는데 그쳐 승리를 놓쳤지만 데뷔 후 최고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투구였다. 면도날 같은 제구 덕이었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143km에 그쳤지만 시종일관 낮은 코스를 유지했다. 좌우 코너워크도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졌다. 배트 중심에 맞고 뻗은 타구가 손에 꼽힐 정도. 허용한 안타 3개 가운데 장타는 1개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3루 라인선상을 타고 흘러 전형적인 장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 사이 평균자책점은 종전 4.01에서 3.41까지 내려갔다.현지 매체들은 지난 부진을 딛고 뽐낸 호투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AP통신은 “올 시즌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하며 삼진을 8개나 잡아냈다”며 “지난 21일 볼티모어전(5실점)에서의 부진을 털어내고 최고의 피칭을 했다”라고 칭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도 경기 결과를 보도하며 “류현진이 눈에 띄는 투구를 펼쳐 다저스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메츠의 연고도시 매체인 뉴욕 타임스는 류현진의 출장에 감사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의 선발 출격으로 이날 시티필드에 금주 가장 많은 24851명이 운집했다”며 “고비였던 6회를 끝까지 막아내 한국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라고 전했다. 반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으나 6회 난조를 겪으며 비싼 값을 치렀다”라며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선수단 수장의 생각은 달랐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경기 뒤 류현진에 대해 “정말 잘해줬다. 좋은 직구 구위를 앞세워 투구 수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류현진이 7회를 나서준 덕에 이전 4경기에서 18이닝을 던진 불펜에 숨통이 트였다”며 “7회는 류현진이나 다저스에게 꽤 의미 깊은 이닝이었다”라고 말했다. 놀라움을 표시한 건 적장도 마찬가지. 메츠의 수장 테리 콜린스는 경기 뒤 “체인지업이 무척 돋보이는 투수였다. 슬라이더도 꽤 좋았다”며 “우리 팀은 몇 차례 기회에서 그 두 가지 공을 때리지 못해 졌다”라고 밝혔다.이날 류현진의 투구에서 주를 차지한 공은 패스트볼이었다. 총 109개 가운데 50개를 던졌다. 그 뒤는 슬라이더(24개), 서클체인지업(23개), 커브(12개) 순이었다. 주 무기인 체인지업과 서드피치로 내놓은 슬라이더를 합친 개수는 47개로 직구 개수와 거의 비슷했다. 특히 슬라이더 구사 빈도는 체인지업보다 1개 더 많았다. 중지에 힘을 실어 공에 거는 회전이 그만큼 익숙해졌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메이저리그 데뷔전만 해도 류현진은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았다. 구사를 늘린 건 왼손타자를 상대로 재미를 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대각선 바깥으로 떨어지는데 비슷한 속도의 서클체인지업이 반대인 몸 쪽으로 떨어져 타자의 노림수를 빼앗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 오른손타자 공략에서도 다르지 않다. 류현진은 주로 바깥쪽 승부를 펼치는데 몸 쪽 직구와 슬라이더로 허를 찔러 바깥 낮은 코스를 훑고 지나가는 체인지업의 위력을 스스로 배가시키고 있다. 현지 야구인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건 바로 이 때문이었다.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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