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은 진정성과 지속성이 확보돼야 한다. 진실이 결여돼 언론의 노출만을 목표로 하는 가식적인 활동이나 현물 또는 현금 기부로만 끝나는 사회적 책임은 대부분 일회성으로 끝나게 마련이다. 이러한 이벤트는 단기적인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결코 오래가지는 못한다. 결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고객소통까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활동에 있어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인증샷' 몇 장을 남기는 행위가 아니라 참여자들에게 진정한 봉사의 DNA를 남길 수 있는 사내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조직이 시키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따라가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임직원들이 주체성을 갖고 자율적으로 행할 때 기업의 사회봉사활동은 더욱 확산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 규모를 보면 이러한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2012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2011년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섰다.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2년엔 1조866억원이었다. 이들 기업의 공통된 특징은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공유'라는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점이다. 소외계층에 베푸는 기업의 '시혜'가 아니라 같은 울타리에 속한 운명 공동체로서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올바른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단순한 기부나 후원 형식의 일차원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임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는 이달 한 달간 전국 비정부기구(NGO) 단체 76개와 연계해 서울 숲 나무심기, 문화재 가꾸기, 환경 사랑 캠페인, 하천 및 도심 정화 활동, 재능 기부 카페 오픈, 커피 교육 세미나 등 각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120여회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봉사활동은 임직원의 능동적인 참여가 밑바탕이 돼 있기에 가능하다. 2007년 말 대표이사로 처음 부임했을 때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던 다양한 봉사활동과 임직원들의 열정에 매우 놀랐던 기억이 새롭다. 그 전에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제 나눔과 봉사는 스타벅스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고 믿는다. 최근에는 이런 다양한 봉사활동에 스타벅스 임직원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의 참여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봉사활동이 일반 시민으로까지 확대됐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적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과 지역사회 단체들을 선의의 기업들과 연결해 줄 수 있는 네트워크가 더 확대돼야 한다. 아울러 나눔의 기쁨을 공유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기업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해주는 사회적인 인프라도 더 많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매장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무척 피곤할 만도 하지만, 봉사활동에 참여할 때 더없이 활기차고 진지하던 경기도 한 매장 바리스타의 말은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 "처음으로 장애인 복지 기관에 방문했을 때 솔직히 두려웠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바뀌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남이 보기엔 제가 봉사하고 베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말로 혜택을 받고 있는 건 바로 제 자신이었습니다. 봉사 후 맘속 힐링의 감정과 감사의 마음은 앞으로 평생의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작은 긍정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이러한 봉사의 DNA가 봄날의 꽃씨처럼 널리 퍼지는 날, 기업도 많은 지역 단체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이들도 진정한 의미의 나눔이 실현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이석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이사<ⓒ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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