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독주 등 소송 마케팅 효과 톡톡히 누려...소송 소강 상태 접어들어 연내 합의 가능성도 기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벼랑 끝 특허전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오는 15일로 소송 2년을 맞는다. 양사가 스마트폰 시장을 독주하는 등 소송에 따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린 데다 확전을 거듭했던 소송도 최근 소강 양상을 띠면서 '협상의 계절'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로 애플이 지난 2012년 4월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삼성을 상대로 첫 소송을 제기한 지 꼭 2년이 된다.소송 1년이 지난 지난해까지만 해도 양사의 특허전은 긴박하게 전개됐다. 삼성, 애플 제품 판매 금지 가처분 판결이 쏟아지고 미국 본안소송을 앞두고 자사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비슷한 시기 미국 법원의 명령으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협상에 나선 가운데 삼성측에서 "재판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대화는 하겠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합의가 되겠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평행선을 달렸다.지금은 1년 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삼성과 애플은 추가 소송을 자제하고 어느 한쪽도 법원에서 시원한 승리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법원은 올해초 배심원 판결을 일부 뒤집고 삼성 배상액을 감액했고 독일, 네덜란드, 일본 법원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승리를 한 차례씩 주거니 받거니 하는 중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종판정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연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소송을 더 끌어봤자 소송 피로감만 높아지고 변호사들 배만 불리는 상황이다. 법원 판결이 어느 한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나오지도 않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서로 승리를 주장할 명분도 챙길 수 있다.특허전 2년을 거치면서 양사가 얻을 것도 다 얻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2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30.4%, 애플은 19.4%의 점유율로 1, 2위를 차지했다. 소송 전인 2010년 삼성은 8%(4위), 애플은 15.9%(3위)를 기록했는데 불과 2년만에 급격하게 점유율을 늘렸다. 소송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스마트폰 시장을 독식한 셈이다.업계 관계자는 "특허전 2년동안 삼성은 애플을 키웠고 애플은 삼성을 키웠다"며 "양사가 소송으로 인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고 협상 타결의 명분도 챙길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연내 합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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