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기자
길이 2.1km의 아라뱃길 지하전력구
한전 인천지역본부는 서인천복합, 영흥화력 등 5개 대형 발전회사에서 생산한 전력 1300만kW 가운데 600만kW를 인천 내부에 공급하는 데 쓰고, 남은 700만kW를 수도권 북부와 경기 서남부에 송전한다. 자체 발전력의 절반 이상을 인천 이외의 지역 불을 밝히는 데 쓰고 있는 셈이다. 전국 전력 수요의 40%가 집중된 수도권을 책임지다 보니 한전의 지역본부 중에서도 어깨가 무거운 곳이다.하지만 내년 말 포천과 동두천복합화력발전소가 준공되기 전까지는 다가오는 하계와 동계 최소 두 차례 이상 전력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상황으로, 현장 직원들은 긴장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한전 송변전운영처 송전팀 김재승 팀장은 "실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인천 지역 송전선로 고장 시 수도권 전체 전력 계통에 충격을 줘 자칫 광역 정전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내년 말 수도권 북부 지역에 신규 발전소가 건설되면 정격용량의 적정 수준인 60%대로 송전선로 운전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사실 인천에서 수도권 중심으로 345kV 송전선로를 추가로 만들면 전력 계통에 숨통이 트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인천지역본부 송변전사업실 박재호 실장은 "5년 전 신규 송전선로 건설을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환경단체와 지역민원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면서 "앞으로도 수도권 인근에 송전선로를 짓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수도권에 발전소나 송전선로를 추가로 짓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천지역본부가 대책으로 택한 길은 고장예방 활동 강화다. 휴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철주야 설비 관리를 하면서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24시간 전력 계통을 감시ㆍ제어하며 과학화 진단 장비를 이용한 고장예방 활동과 선로 점검을 타 지역보다 3~4배 강화 운영한다. 송전선로 고장 시 광역 정전 예방을 위한 고장파급방지장치(SPS)도 5개 운영 중이다. 다가오는 올 여름과 겨울, 전력 수급의 어려움은 수차례 예고됐다.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전기 공급력이 달리는 탓이다. 한전의 전력인(人)들이 단 한 건의 정전도 발생하지 않도록 음지에서 흘리는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전기절약의 생활화가 절실해 보인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