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자세는 낮췄지만 ···고개는 들었다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4월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교수가 12일 현충원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안 전 교수는 이날 오전 10시께 현충원을 찾아 "더 낮은 자세로 정치에 시작하겠다"는 방명록을 남겼다. 참배는 무소속 송호창 의원이 같이 했다. 안 전 교수는 특히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야간 쟁점이 되는 종합유선방송(SO)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과 관련, "어느 한쪽 입장이 100%로 옳다는게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우선은 대승적으로 한쪽 안을 받아들이고 1년 뒤에 다시 그 우려했던 점들이 실제로 일어나는지 다시 확인해서 재개정하는 '조건부 협상'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지만 이렇게 오래 끄는게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안 전 교수의 발언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원안을 찬성하는 것으로 SO의 방통위 존치를 주장해온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안 전 교수는 또 문재인 전 후보와의 회동에 대해서는 "다른 모든 정치인 분들과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겠다"면서 "지금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안 전 교수는 참배를 마치고 노원 지역으로 이동한 뒤 선거 사무실 준비에 나섰다. 안 전 교수는 전날 귀국 기자간담회에서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새로운 정치의 씨앗을 뿌리고자 결심했다"고 밝혔다. 노원병 출마에 대해서 "노원은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노후 주거 교육 문제 현안이 농축돼있다. 문제를 해결하면서 정치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원병 보궐 선거 당선이 당면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노원병 선거 캠프에는 '안철수의 사람들'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캠프는 대선 캠프에 비해 다소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노원병 실무총괄 정기남 전 비서실부실장이 맡기로 했다. 공보는 윤태곤 전 상황실 부실장, 일정 관리는 허영 전 수행팀장이 담당한다. 안 전 교수는 2~3일 내로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고 이번주내로 선거사무실 개소식과 캠프 인선 작업도 끝내기로 했다. 아울러 대선 캠프에서 일한 30여명의 실팀장들도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안철수 사단'을 추스르겠다는 구상이다. 내부조직이 정비되면 정치권 내에 친안철수 세력을 모으는 수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 아카데미를 구성하고 지역 포럼 중심으로 정당으로 발전을 모색하면서 이과정에서 민주당 현역의원들과 접촉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JTBC와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가 10일 서울 노원병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자구도 여론조사(새누리당 후보 이준석 전 비대위원일 경우)에서 안 전 교수는 35.4%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29.5%를 기록했고, 이동섭 민주통합당 노원병 지역위원장이 13.2%를 기록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 후보는 9.2%였다.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안 전 교수가 38.7%로 1위를 기록했다. 민주당 이 위원장이 17.7%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고, 진보정의당 김 후보는 15.3%를 기록했다. 아울러 안 전 교수로 야권단일화가 되고, 새누리당에서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후보로 나섰을 경우에는 안 전 교수가 49.7%를 기록, 39.6%를 기록한 이 전 비대위원을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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