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내라 Y]프랜차이즈, 기회의 땅..'한국식 맥도날드' 도전

이 작은 가게가 이렇게 성장할 줄 아무도 몰랐다5평 골목집이 놀부로...5억 치킨집이 BBQ로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김순진 놀부NBG 전 회장, 윤홍근 제너시스 BBQ 그룹 회장. 이들에겐 공통점이 몇가지 있다. 프랜차이즈업의 기반이 닦여있지 않은 초창기에 사업을 시작해 국내 대표 외식업체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청년 시절 외식 프랜차이즈에 뛰어들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놀부NBG의 창업자인 김순진 전 회장은 1987년 서울 신림동 시장 뒷골목에 16.5㎡(5평)짜리 '골목집'이란 식당을 열었다. 30대 중반 어렵게 마련한 가게였지만 장사는 기대에 못 미쳤다. 구석진 골목에 자리 잡았던 탓에 손님이 좀처럼 늘지 않았다. 경쟁력 있는 메뉴를 찾기 위해 배, 마늘, 참기름 등을 각기 다르게 버무려 1번, 2번, 3번, 4번 등을 붙여가며 맛보기를 되풀이한 끝에 '김순진 표' 보쌈을 만들어냈다. 당시엔 신림동 시장 일대에선 찾기 어려운 메뉴였다. 김 전 회장은 비좁은 다섯 평짜리 골목집 식당을 39.6㎡(12평)로 넓히며 놀부보쌈 간판을 처음 달았고 1년 후 다시 132㎡(40평)으로 확장했다. 현재 전국에 총 8개의 브랜드, 700여 개의 직영점과 가맹점을 보유한 놀부NBG가 이렇게 시작됐다. 윤홍근 제너시스 BBQ 그룹 회장도 1995년 9월 자본금 5억원의 BBQ 가맹 본사(회사명 제너시스)를 설립,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전 직장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에 관심을 가졌고 사업 아이템으로 제안했으나 채택되지 않자 사표를 쓰고 본인만의 사업을 준비했다. 음식점 개업으로 외식업에 발을 들여 놓은 김순진 놀부NBG 전 회장과는 다른 출발선이다. 처음부터 치킨이라는 아이템과 소형 프랜차이즈라는 전략을 갖고 뛰어든 그는 현재 BBQ를 포함한 브랜드 10개와 4150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연매출 9800억원(가맹점 기준) 규모의 외식기업을 일궈냈다. 또 윤 회장은 현재 IGM 창업기업가 사관학교의 멘토로 참여, 창업기업가를 양성하는데 앞장 서고 있다.프랜차이즈 산업은 창업시장의 빠지지 않는 단골 아이템이다. 최근 외식업을 중심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나 연관산업 발전 등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청년 창업자에게 프랜차이즈 산업이 여전한 기회의 땅인 셈이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매출 규모는 약 148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2년 41조7000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257%이상 급증한 수치다. 브랜드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2년 당시 1600개였던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올해 3794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브랜드 증가로 같은 기간 가맹점 역시 12만개에서 48만8000개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처럼 외형이 확대되고 있지만 내실은 빈약한 편이다. 전체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의 60% 이상이 최근 5년 내 생겼다. 프랜차이즈 업종 중 외식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63%로 집중됐다.3700여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증시에 직접 상장한 곳도 없다. 일부 브랜드가 주식시장에 입성했지만 모두 우회상장을 통하는 방식이었다. 증시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원할하지 않다 보니 가맹점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산업의 성공 포인트를 이처럼 빈약한 내실에 맞추고 있다. 비외식업에 대한 관심과 투명한 회계, 증시 직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등의 방식을 통한다면 한국식 맥도날드의 탄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신만의 사업 브랜드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프랜차이즈 창업의 성패를 가른다고 조언한다. 제너시스 BBQ 그룹 설립 당시 윤 회장이 계약과 거래 문화가 발달한 서구사회와 달리 정 문화가 지배적인 한국사회에서는 가맹본부가 가맹점 사업자에게 정기지급금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한국적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제시한 것이 이같은 경우다. 윤 회장은 '공동구매', '공동물류', '공동마케팅'을 골자로 한 한국적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통해 구매원가 절감과 물류비용 절감, 광고효과 극대화를 가능케 했다. 경기 전망과 시장 흐름의 분석도 중요하다. 외식, 교육, 치킨, 주류, 건강식품, 이미용, 자동차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의 경기 전망지수를 분석한 후 유망 업종 중심으로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것이 좋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프랜차이즈산업 경기는 전체적으로 침체 국면일 것으로 전망이지만 커피업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다.한국식 맥도날드의 탄생을 위해서는 유능한 인재의 확보 방안도 필요하다. 과감한 스톱옵션제 등을 통해 벤처 기업에 인재가 몰렸던 것 처럼 프랜차이즈 산업도 인재경영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 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사무국장은 "프랜차이즈 산업은 나라별 실정에 맞게 영업환경을 변형해 가맹점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비즈니스로 성장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며 "스펙이 뛰어난 청년들의 진입이 늘어난다면 프랜차이즈 산업의 질적 성장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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