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직원이 고객돈 '슬쩍'.. 작년 금융사고 747억원

상호금융 동일업무 장기근무 직원이 주로 횡령·유용금감원 이르면 2분기 문제 금융회사 특별점검

*자료: 금융감독원 <br /> **참고: 2010년의 경우 대형 금융사고 발생 등의 영향으로 사고금액이 다른 연도 대비 높음(○○은행의 4132억원 허위지급보증서 발급 사고 등)<br />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단위농협 직원 A씨는 본인의 사치성 소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친분 있는 고령 고객들의 신분증, 인감 등을 도용해 예탁금을 중도해지 했다. 지난 2006년5월부터 2011년11월까지 5년 여 동안 A씨가 횡령한 금액은 26억원에 달한다. # 모 증권사 직원 B씨는 업무용 단말기로 고객의 자금을 지인 명의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법 등으로 16억원을 횡령했다. 이체에 필요한 정보는 이미 알고 있었다. 무단발급 처리한 고객 증권카드를 가지고 있었고 고객으로부터 매매주문 수탁 때 비밀번호도 전해 받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임직원이 횡령, 배임등의 범죄를 저지르며 고객의 손실을 초래하는 금융사고가 여전히 빈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사고가 자주 발생하거나 급증한 금융회사에 대해서 이르면 오는 2·4분기 특별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로 금융소비자가 손실을 입은 금융사고는 총 184건, 7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집계는 사고금액 1억원(은행은 3억원) 이상이거나 횡령, 배임 등 범죄혐의가 있는 금감원 보고대상 사건에만 한정돼 실제 피해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전체 금융사고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곳은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중소서민금융회사로 총 304억원(75건, 40.8%) 수준이다. 은행이 283억원(59건, 37.9%), 증권사 등 금융투자회사가 124억원(14건, 16.1%) 순이다. 사고 유형별로는 횡령·유용이 422억원(142건)으로 전체의 절반이상(56.4%)을 차지했다. 사기가 174억원(20건, 23.3%), 배임이 150억원(17건, 20.1%) 등이다.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사기, 배임 등 사고는 크게 감소했지만 횡령이나 유용은 270억원(128건)에서 422억원(142건)으로 신협 등 중소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특히 동일업무를 장기간(5년 이상) 수행한 직원이 주로 횡령사고를 일으켰다. 상호금융조합에서 발생한 횡령·유용의 70.9%가 장기 근무직원에 의한 것이었다. 이들 사고 금융회사에서는 자체감사를 형식적으로만 하고, 중요 증서·인장의 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내부통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고 직원들은 대부분 빚이 많거나 도박, 사치성 소비 성향을 보이는 등 윤리의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외부인과 공모해 담보가액을 과다산정 해 여신을 취급하는 업무상 배임 사고가 다수 발생했고, 임직원이 투자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고객 돈을 횡령해 탕진하는 사고도 빈발했다. 금감원은 사고가 빈발·급증한 금융회사에 대해 이르면 오는 2·4분기께 특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내부통제가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개선토록 하고, 종합검사를 통해 내부 통제시스템의 작동 여부를 점검한다. 무엇보다 상호금융에 대한 금융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인력구조상 특정인이 동일 직무를 장기간 수행하거나 직무분리가 미흡하고 내부통제가 취약해 금융사고 위험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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