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잦은 출장으로 일주일에 2∼3일 집을 비우는 비지니스맨 김성규(41·남)씨. 바쁜 일정 탓에 하루 하루를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언제 부턴가 술이 친구가 됐다. 위스키 언더락을 좋아해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면 어김없이 위스키를 구입하는 김 씨는 이날도 제주도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찾았다. 화장품과 가방 코너를 지나 주류 코너 구경하던 김 씨는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위스키가 보여 자리에 멈췄다. 다름 아닌 릫로얄 살루트 38년산릮 이었다. 이 위스키는 내국인 면세물품 구입한도를 넘어 JDC에서 사라졌는데 다시 판매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면세점 직원을 불러 묻자 "면세물품 구입한도 화폐기준이 원화에서 미화($)로 바뀌어 가능하다"고 말했다.면세점 구입한도 초과로 진열대에서 사라졌던 고가의 양주와 제품들이 다시 면세점 진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주도 여행객에 대한 면세점 특례규정이 변경되면서 물품 구입한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1인당 면세물품 구입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JDC 면세점 특례규정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15일 공포됐다. 이에 따라 JDC에서의 물품 구입한도가 1인당 40만원에서 미화 400달러로 확대됐다. JDC는 그 동안 구매 한도가 원화 기준인 제도에서는 동일한 상품도 하루 하루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판매 가능여부가 바뀌면서 면세점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답답함은 마찬가지.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도 여행객에 대한 면세점 특례 규정 일부 개정령이 변경되면서 환율에 따라 40만원을 넘었던 고급 양주와 일부 제품들이 다시 진열대 위로 올라서고 있다.왕이나 여왕의 즉위식에서 왕좌 역할을 하는 돌을 뜻하는 릫운명의 돌(stone of destiny)릮이라는 애칭을 가진 로얄 살루트 38년산은 JDC에서 애주가들의 사랑을 차지했던 위스키였지만 지난 2009년 1월16일, 원·달러 환율이 1390원 안팎을 오르내리며 910병(36만3090달러 어치)을 모두 반송됐다. 당시 병당 판매가는 399달러로 40만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또 7월에는 릫조니워커 킹 조지 5세릮의 판매가 중단됐다. 이 위스키 역시 750ml 한 병당 가격이 400달러를 넘어서다. 특히 조니워커 킹 조지 5세는 한 달에 10만달러 이상 팔리던 효자 품목이었기에 단일상품 만으로 JDC는 연간 최소 130만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조니워커 킹 조지 5세를 생산하는 디아지오는 위스키의 용량을 50ml로 리뉴얼해 지난해 9월부터 335달러(이날 환율 기준)에 재판매하고 있다.이 외에도 패션 브랜드 릫지방시릮가 환율변동으로 발주 가능 품목에 제한을 받다보니 2011년에 자진 퇴점하기도 했다. JDC 관계자는 "40만원 규정 때문에 연간 수십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는데 구매한도가 원화에서 달러로 일원화 되고 구입한도 2중 표기로 인한 불합리한 제도가 개선되면서 면세점 운영의 효율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효율성이 확보되면서 다양한 제품 판매가 가능해 매출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광호 기자 k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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