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채무 4000억달러 넘었지만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채무(외채) 잔액이 4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1년 내 외국에 갚아야 하는 단기외채 규모는 크게 줄었다. 특히 전체 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외채권은 5000억 달러를 웃돌며 대외 채무국이 아닌 채권국으로서의 지위가 확고해졌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2012년말 우리나라의 대외채무 잔액은 4134억 달러로 전년보다 147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채무가 4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 가운데 단기외채는 1267억 달러로, 전년 말보다 107억 달러 줄어들었다. 이는 2006년 말(1137억 달러) 이후 가장 낮은 규모다. 예금취급기관이 단기차입금 상환에 나선 결과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은행들이 외채만기 구조 장기화 노력을 기울이면서 은행부문의 단기외채 비중이 3분기 47.9%에서 4분기 6.7%로 줄었다. 단기외채가 줄어들면서 채무건전성도 높아졌다. 준비자산에 대한 단기외채 비율은 전년 말 대비 6.1%p 하락한 38.7%를 기록했다. 총 대외채무에 대한 단기외채비중도 30.6%로 전년 말 대비 3.8%p 하락해 1999년(29.7%) 수준에 근접했다. 13년 만에 최저치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축소한 영향도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장기외채는 전년 말보다 254억 달러 늘어난 2868억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서 외국인의 우리나라 국고채 및 통안채 투자가 증가한데다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도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국외에 빌려준 대외채권 잔액은 5359억 달러로 전년 말에 비해 392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채권이 50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역시 사상 처음이다. 외환보유고로 표시되는 통화당국의 준비자산이 206억달러 증가한 3270억달러를 기록한 이유가 컸다. 단기 대외채권 증가폭이 279억 달러로, 장기 대외채권(113억 달러)의 2배가 넘었다. 장단기대외채권은 각각 1002억달러와 4357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 잔액은 1225억 달러로, 지난 한 해동안 245억 달러 확대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 잔액은 전년에 비해 1068억 달러가 늘어난 9450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1233억 달러) 이후 최대 증가액이다. 외국인 투자는 증권투자 등 거래요인(318억 달러)보다 국내 주가 상승, 원화가치 절상 등 비거래요인(750억 달러) 투자가 많았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의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은 9.4%, 달러대비 원화절상률은 7.7%였다.대외투자 잔액은 8420억 달러로 883억 달러가 늘었다. 대외투자는 매매, 차입 등 경제적 거래에 의한 자산과 부채변동을 뜻하는 거래요인에 의한 증가가 791억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외국의 주가 상승 등을 노린 비거래 요인 투자는 92억 달러 증가했다.김희천 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 외환제도과장은 "외채건전성과 대외지급능력 지표가 지속 개선되고 있지만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외채의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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