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무리한 소송으로 멀쩡한 기업 파산···안산시, 영세업체 공사대금 지급결정 판결에 항소
[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내 자치단체들의 영세 지역업체를 상대로 한 '무리한' 소송 강행과 공사대금 지급 지연이 논란이다. 용인시는 무리한 소송으로 연 매출 500억 원의 '멀쩡한' 회사를 파산으로 몰았다. 안산시는 캠핑장 공사대금 지급을 놓고 법원 판결까지 나왔으나 대금지급 결제를 미룬 뒤 항소해 논란이다. 그런가하면 화성시는 '악덕기업'의 잘못된 건축물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려놓고도 철거는 커녕 수수방관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무리한 소송'으로 멀쩡한 회사 파산시킨 용인시 연 매출 500억 원대의 무역회사를 하던 조 모씨. 잘 나가던 조 씨에게 불행이 닥친 건 지난 2007년 자신이 갖고 있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기흥호수 주변 한일마을 도로부지 1만5000여㎡를 놓고 마을주민과 도로사용 문제로 분쟁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조 씨가 토지거래 매매일자를 허위기재하고 허가없이 토지거래를 했다며 형사고발과 토지소유권이전등기 무효소송을 냈다. 그러나 검찰은 형사고발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고, 법원도 이듬해 9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용인시 기흥구청은 2008년 4월 주민들이 제기한 것과 동일한 혐의로 조 씨를 다시 형사고발했다. 또 2009년 9월과 12월에는 조세범처벌법과 도시공원법 위반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모두 무혐의 또는 기각처리했다. 이에 용인시는 2009년 2월 조 씨와 조 씨에게 해당 토지를 매각한 장 모씨(85)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용인시는 1972년 한일마을택지조성사업 시행 과정에서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약속한 토지를 거래허가도 받지 않고 매매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토지를 기부채납했거나 경기도지사 허가를 받아 택지조성사업을 시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의 주장을 기각했고 대법원도 지난 해 6월 이를 확정했다. 문제는 용인시가 이처럼 형사고발과 소송을 남발하면서 조 씨의 무역회사는 결국 파산했다. 수입신용장 개설 담보(미화 490만 달러)로 토지를 활용했지만, 소송이 제기되면서 말소 예고등기가 설정돼 주거래은행이 금융거래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 씨는 미국산 소고기 '프리미엄골드 앵거스비프'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상실했고 미국 회사로부터 6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당했다. 피소 전 조 씨 소유의 FTA비프라는 회사는 연간 400억~500억원대 무역거래 실적이 있었다. ■재정난 영세업체 두번 울리는 '안산시' 안산시가 화랑유원지 내 10만369㎡ 규모의 가족캠핑장 조성공사를 하면서 토목업체에 공사대금 지급을 미루고 이 마저도 모자라 공사대금 지급관련 항소까지 진행해 논란이다. 20일 안산시와 공사업체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1년 K건설과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에 캠핑장 85면과 관리동 등을 갖춘 10만369㎡ 규모의 가족오토캠핑장 조성공사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K건설은 채무관계로 얽힌 다른 업체들이 안산시에 공사대금을 압류하자 지난해 5월 재정난 등을 이유로 시에 캠핑장 공사 포기각서를 제출하고 공사를 중지했다. 상황이 이렇자 K건설의 하도급을 받아 캠핑장 조성공사를 해 온 T건설 등은 공사 중단까지의 공사비 1억2600여만원을 지급해달라고 안산시에 요구했다. 그러나 안산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사대금 지급의 적정성 여부' 답변 자료를 제출하고 법원으로부터 대금지급을 위한 판결문을 받아 올 경우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회신했다. 이에 T건설은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난달 17일 '시는 T건설에 1억2600여만원과 2012년 6월7일~8월20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안산시는 T건설이 승소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대금 지급을 미룬 채 지난 5일 '공탁금 지급업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안산시는 공탁금 문제와 합의서 등에 대한 문제는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 자문를 받는 등 충분한 검토를 거친 뒤 추진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안산시가 공사대금 관련 공탁금도 적게 걸어놓고 우월적 입장에서 합의를 요구하다가 안되자 항소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옹벽쌓아 현황도로 막은 업체에 '팔짱낀 화성시' 화성시가 수년 전 취소된 '가짜' 도로 점용허가서를 근거로 공장 건축을 허가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해당 업체가 일방적으로 옹벽을 쌓아 현황도로(지적도에 표시된 도로가 아니고 그전부터 나 있던 길)마저 폐쇄했으나 전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인근 주민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화성시는 옹벽 설치가 도로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판단까지 내려놓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20일 화성시에 따르면 송산면 중산리 산 103 일원 3160㎡에 제조업 공장 건축 허가를 받은 K씨는 지난해 9월 공장 앞의 폭 6~8m 현황도로 40여㎡에 공장부지 경계를 표시하는 옹벽을 쌓았다. 인근 공장들의 진입로로 사용되던 현황도로에 옹벽이 생기자 같은 해 10월 인근 공장주 A씨는 기업환경에 제약을 받는다며 화성시에 민원을 냈다. 폐쇄된 현황도로 옆으로 나란히 뻗은 도로(지목상 임야)의 경우 폭이 좁은 곳은 4m도 되지 않은데다 가장자리는 2~3m 높이의 절벽이어서 납품이나 물류차량의 통행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현장확인에 나선 화성시 담당자는 K씨가 개발행위 허가도 받지 않고 옹벽을 설치해 도로 통행을 방해한 게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며 변경승인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K씨의 공장설립 승인 과정을 이상히 여긴 민원인이 정보공개를 청구한 데 대해 화성시는 공개를 결정하면서 '주변공장들의 진출입을 위한 공동사용이 필요한 도로' 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화성시는 이 같은 결정을 해 놓고도 수개월째 옹벽철거 작업을 미루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 공장들의 물류차량 통행 등에 애를 먹고 있다.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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