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상래]
설날인 지난 10일 무안군 청계면 청계3리에 성묘를 갔던 오모씨(54)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사랑하는 소나무 1그루가 없어졌기 때문이다.그 소나무는 오씨가 평소 친구들에게 ‘서울대 나무’라고 자랑했던 나무이다. 묘소 입구 자신의 사유지 밭에 서 있는 소나무는 옆으로 기울어져 30여년을 큰 탓에 바로 옆에 약간 기울어져 있는 소나무와 어우러져 마치 서울대 정문이나 서울대 배지와 닮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오씨는 이 나무 덕에 자신의 두 자녀가 모두 서울대 수준의 카이스트에 손쉽게 입학했다며 친구들에게도 자식들을 서울대에 보내고 싶으면 아이들을 데려와 나무 사이를 통과시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신기해서 묘소에 찾아온 친구들도 모두 이 소나무 모양을 보고 정말 서울대 정문 모양과 비슷하다고 맞장구를 치면서 실제 통과의식을 실천한 이들도 많았다.그렇게 아꼈던 그 소나무가 베어져 잔가지만 남겨진 채 몸통 줄기가 송두리째 증발한 것이다. 불과 일주일 전에 왔을 때만해도 멀쩡했던 나무가 설을 앞두고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오씨가 그날 소나무의 행방을 두고 동네 사람들에게 수소문한 결과, “소나무를 면사무소 직원이 베어 갔다”는 답변을 들었다. 보기에 흉하다는 이유로.이에 오씨는 청계면사무소 담당자에게 벌목 사실을 확인했으나 면사무소 관계자는 “나무를 벤 일이 없고 벌목은 무안군 산림환경과에서 주로 하고 있으니 그 곳에 문의해 보라”고 답변했다. 어이가 없어진 오씨는 무안군 산림환경과로 벌목 여부를 문의했으나 역시 벌목한 사실이 없다는 답변만 되돌아왔다.오씨는 조만간 수사기관에 소나무 절도 사실을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자신이 사랑했던 소나무가 꿈속에까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노상래 기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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