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수치 여사 환담, DJ·민주화운동 회고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고(故)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미얀마 정치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1일 만났다. 한-미얀마 민주화운동 여성대부들은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 5층 집무실에서 DJ의 양국의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30여분간 환담을 나눴다.이희호 여사는 "수치 여사의 한국 방문과 김대중도서관 방문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면서 "남편(김대중 대통령)께서 살아계셨다면 무척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항상 수치 여사의 건강과 자유를 갈망하셨다"면서 "2007년에는 수치 여사의 자유와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버마(미얀마) 민주화의 밤' 행사를 성대히 열고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이 여사는 또한 "한국에서 좋은 곳을 보시고 많은 것을 느끼시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꼭 미얀마의 대통령이 되셔서 국민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버마를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수치 여사는 "생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없어 너무 아쉬었다"면서 "항상 김 전 대통령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김 전 대통령과 여러분들의 노력 덕분에 연금에서 풀려나게됐다"고 감사해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났고 친절함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는 이 여사의 말에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는 아니지만 가장 좋은 방식으로 이루겠다"고 말했다.환담에 배석한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990년대 김대중 대통령께서 '비욘드 랑군'이라는 영화를 야당 의원들과 함께 보며 '수치 여사를 비롯해 버마인들이 민주화를 위해 힘들게 싸우고 있다. 버마를 생각하며 우리가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하자'고 말씀하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997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룩했다"라며 "수치 여사께서도 꼭 그렇게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성재 전 김대중도서관 관장은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연금에 처해지면서 1994년 아태민주지도자회의(FDL-AP)를 만들어 수치 여사의 자유와 버마 민주화를 위한 지원활동을 벌였다"면서 "수치 여사와 김대중 대통령의 인연을 생각하며 이곳 김대중도서관을 한국에 있는 버마인들의 모임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환담을 마친 이희호 여사는 아웅산 수지 여사에게 김 전 대통령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자신의 '관인후덕'(寬仁厚德) 휘호가 새겨진 도자기를 선물로 전달했다. 수치 여사는 이희호 여사에게 미얀마 유명화가의 그림을 선물로 전달했다.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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