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훈(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조영훈의 유니폼은 1년 사이 두 차례 바뀌었다. 지난해 6월 김희걸과 맞트레이드로 KIA에 둥지를 텄고, 11월 특별지명을 통해 NC로 건너갔다. 31세인 점을 감안하면 올 시즌 활약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쉽게 말해 기로에 서 있다. 남은 선수인생은 오르막이 될 수도 있지만, 저니맨으로 마감될 수도 있다.2005년 삼성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조영훈은 경찰청 소속이던 2008년 1군 무대에서 폭발할 준비를 끝낸 듯 했다. 퓨처스(2군) 북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하며 많은 야구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자리는 주전과 거리가 멀었다. 매번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에 만족해야 했다. 조영훈이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장애요인은 삼성의 강한 전력.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선수단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하려면 급성장이 필요하다. 조영훈은 몇 차례 찾아온 1군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선수단 특유 환경도 발목을 잡은 요인 가운데 하나다. 박한이, 최형우, 채태인, 이영욱, 정형식 등 왼손타자들이 다수 포진해 이점을 드러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가 전문 대타요원으로 나설 수밖에 없던 주된 원인이다. 수비 포지션이 1루수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1루는 주로 팀의 간판급 타자들이 맡는다. 조영훈에게 돌아가는 기회는 적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1루수는 최근 추세인 스몰볼이나 베이스러닝과 다소 어울리기 힘든 자리다.자리싸움에서 밀리며 조영훈은 8년 동안 1천 타수도 제공받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덧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고비에 다다랐다. 그런 그에게 NC행은 최고의 기회나 다름없다. NC는 당장 우승보다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팀이다. 조영훈이 자리를 잡기에 최고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조영훈(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모든 스포츠 종목들은 체격 즉 피지컬을 중요하게 여긴다. 조영훈은 왼손타자이자 188cm의 장신이다. 타고난 파워까지 갖춰 타석에서 경험과 자신감만 쌓는다면 충분히 놀랄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상승세는 한 가지 깨달음으로 갑작스레 찾아올 수 있다. 글쓴이는 선수시절 몸 쪽 공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핸디캡은 1999년 초 인스트럭트로 초빙된 일본인 모도이 미쓰오 코치와의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크게 나아졌다. 그해 글쓴이는 타격 1위에 올랐다.조영훈의 한계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아직 한 차례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한데다 꾸준히 기회를 제공받은 적도 드물었다. 지난해 넥센의 박병호는 첫 풀타임 시즌에 홈런왕을 넘어 최우수선수(MVP)로 거듭났다. 조영훈이라고 되지 않는단 법은 없다. 그런 지도자가 있다면 코치로서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장거리타자들은 한 번 올라서면 오랫동안 파괴력을 자랑한다. 조영훈은 충분히 NC의 미래이자 간판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너무 착하기만 해 걱정스런 그가 올 시즌 제2의 박병호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이종길 기자 leeme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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