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베팅' 정크본드 투자 급증.. 과열우려도 커져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 과잉으로 고위험·고수익의 ‘정크(투자부적격)’ 등급 회사채 투자가 급증하자 이에 투자 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정크본드는 국제신용평가사가 채권에 부여하는 투자등급에서 투자부적격으로 분류되는 Baa3(무디스), BB+(S&P·피치) 이하 등급 회사채를 지칭한다. 위험이 큰 만큼 수익도 높으며, 때문에 정크본드에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음을 뜻한다.올해 들어 세계 경제가 불황을 벗어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커지자 투자시장에서 정크본드는 눈에 띄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등 주요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된 데다 역대 최저수준의 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가 국채 등 안전자산을 벗어나 정크본드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시장분석업체 S&P캐피털IQ의 마이클 톰슨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에서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영역은 극히 드물어졌으며 이에 고위험 정크본드시장 외에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19일 기준으로 북미 지역 투자적격등급 회사채의 CDS(신용부도스왑)을 따르는 마킷·CDX 북미투자등급 지수는 87.2를 기록했다. 지수는 지난해 12일5일 97.8을 기록해 100선 이하로 떨어진 뒤 계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의 부도위험성이 그만큼 낮아졌고 투자적격 회사채 등급 수익률도 낮음을 의미한다.지난 14일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달러화 표시 정크본드의 수익률은 1.3%인 반면 투자적격등급 채권은 0.15% 손실을 보이고 있고, 정크 등급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낮은 CCC 등급 채권 수익률은 2%에 육박하고 있다. 유럽의 정크 등급 채권 수익률도 올해 1.7%를 기록해 투자적격등급 채권 수익률을 웃돌고 있으며, 홍콩 채권시장에서도 중국 본토 기업들이 정크본드 발행에 잇따라 나서면서 시장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세계적 저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면 이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과열된 시장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유로존 위기가 고조됐던 2011년 여름이나 2012년의 사례가 다시 반복돼 유럽 재정위기국의 국채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시장에 단기적 충격이 가해질 경우, 고위험·고수익 채권시장도 막대한 손실을 본다는 지적이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에 실패할 경우도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미칠 악재이며, 이외에 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등 유동성 회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정크본드 랠리에 발을 담그면서도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자크 서머데일 밥슨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는 “장기 고위험·고수익 채권 투자는 금리인상 가능성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단기차원에서만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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